김포 문수초 26회 졸업생 22명 ‘50년 만의 봄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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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애기봉·평화생태전시관·조강전망대 등 관람
보물찾기·족구게임 뒤 노란 양은도시락으로 점심
환타·댤걀·라면땅·쫀드기·건빵… 상품도 추억거리

김장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26 14:22:22

왜 운동회와 소풍 가는 날만 잡으면 비가 올까.

1960~70년대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를 다녔던 50~60대 중장년의 아련한 추억이다. 이제는 머릿발이 희끗희끗한 초로(初老)가 된 60대 초등학교 동기 동창 20여 명이 50년 만에 ‘추억의 봄소품’을 다녀와 화제가 만발하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문수초등학교 26회 동창회(회장 전종순, 총무 원종섭). 1975년 문수초등학교를 졸업한 22명은 15일 교문을 떠난지 반백년 만에 어릴 적 추억에 다시 잠겨보고, 북녘 땅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안보 요충지 애기봉과 평화생태전시관·조강전망대를 관람했다.

추억의 소풍 1부는 이날 오전 9시30분 애기봉 입구에서 기념촬영으로 시작됐다. 예전엔 학교 건축 당시 큰 구렁이를 잡아서 운동회나 소풍 때만 되면 비가 내린다는 속설이 있었지만, 다행히 이날은 하늘이 하루종일 맑았다.

10시에 안보해설사로부터 애기봉의 유래와 남녘의 김포시 조강, 북녘의 예성강·개성시·송악산 등의 지리와 역사 해설과 지척거리인 북한 개풍군에선 5월 말까지 모내기를 했다는 생생한 현장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었다.

2부는 모두가 기다리던 소풍의 하이라이트 점심시간. 일본어로 ‘벤또’라 부르던 노란 양은도시락과 환타·사이다·삶은 댤걀·라면땅·쫀드기·건빵과 이름모를 불량식품까지 받아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돛자리 위에 삥 둘러앉았다.

도시락을 여니 가지런한 김밥과 계란후라이가 먹음직하게 얼굴을 내밀었다. 오랜만에 만난 옛 동무들은 먹는 내내 깔깔거리는 소리가 그치질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애기봉 유래에 대한 즉석 퀴즈와 장기자랑으로 웃음 꽃이 이어졌다.

3부는 애기봉 입구에 있는 개곡초등학교로 이동해 추억의 보물찾기와 족구로 향수를 달랬다. 라면·손선풍기·치약 등 상품도 추억을 되살렸다.

50년만의 추억의 봄소품을 마련한 전종순(61) 문수초등학교 26회 동창회장은 “단 하루였지만 고향에서 어릴 적 소풍의 추억을 반추하니 정말 즐겁고 유쾌했다”며 “졸업한지 50년이 지났지만 동창들의 마음은 지금도 동심 그대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추억의 소풍에 참여한 문수초등학교 26회 졸업생은 전교어린이회장이던 이영범을 비롯해 권혁주 김서영 김영숙 김진영 노봉옥 민형기 박은임 성금순 성기진 성순희 엄광용 오연미 원종섭(총무) 전종순(동창회장) 정숙자 정우영 정현숙 조정필 최경배 최완석 한진수 등 22명이다.

문수초등학교는 1950년 개교하여 1994년 44회까지 졸업생 1256명을 배출하고 1995년 월곶초등학교로 통폐합(폐교) 되었다. 폐교 당시 전교생 38명으로 1학년 0명, 2학년 1명, 3학년 0명과 4~6학년 각 10여 명이었으며 학교 건물은 현재 김포시학생수련원으로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