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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일이다. 그것이 꼭 필요한 사람은 그것에 관심이 없다. 가령 피트니스센터에 가면 전부 날씬한 사람 투성이다. 트레드밀 위에서 달리기 하는 사람도 날씬한 사람, 아령을 들었다 놨다 하는 사람도 날씬한 사람, 자전거 페달을 밟는 사람도 날씬한 사람이다.
요가 쪽은 더 심하다. 요가는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매우 심한 운동이다. 그런데 열심히 요가를 다니는 사람을 보면 더 뺄 데가 없을 만큼 다 날씬하다. 그렇다고 이들이 요가를 통해 살을 뺀 것도 아니다. 원래부터 날씬했다. 신기한 일이다. 살찐 사람들은 왜 운동을 하지 않는 걸까? 사실 나도 운동을 안 하니 할 말은 없다.
주변에 ETF(Exchange Traded Fund·상장지수펀드)든 주식이든 비트코인이든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돈이 있는 사람들이다. 여기서 돈이 있다는 것은 부자를 말한다. 사실 투자는 여윳돈으로 하는 것이지 꼭 돈이 많아야 하는 게 아니다. 약간의 여윳돈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돈을 불리는 게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현명한 방법이다. 하다못해 증권회사 CMA(자산관리 계좌) 통장에라도 넣어두면 이자가 붙는다. 대체 월급 통장에 돈을 넣어둔 채 1년이고 2년이고 묵히는 사람들은 그 이유가 뭘까? 한 달에 만 원이라도 버는 게 낫지 않나? 신기한 일이다. 왜 가난한 사람들은 돈 버는 일을 귀찮아할까? 사실 나도 돈 불리는 일에 게으르니 할 말은 없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을 보면 더 이상의 공부가 필요 없을 만큼 지식이 풍부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읽고 또 읽는다. 집에 가 보면 책장이 책으로 넘쳐난다. 그런데도 틈만 나면 도서관에 간다. 늘 가방에 책을 넣어 두고 다니면서 차 안에서도 읽고 사람을 기다리면서도 읽는다. 그뿐인가, 여행지에서도 책을 읽는다.
그런데 스스로 무식함을 인정하고 주변에서도 그것을 부정하지 않는 사람들은 책 읽을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미술·음악·건축 관련한 인문학적 지식이 삶을 얼마나 윤택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지 왜 그것을 모른단 말인가. 소설은 재미도 있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살이를 알려 줘 삶의 깊이를 더해 주고 삶의 반경을 넓혀 준다. 경제 서적이나 자기계발서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 신기한 일이다. 돈도 들지 않는데 왜 무식을 벗어나려 하지 않는 걸까? 사실 작가연 하는 나도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전혀 읽지 않아서 할 말은 없다.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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