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산된 제4 이통사… 28GHz 용도 마련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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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엑스 자본금 납입 미달… 충분한 자본력 갖춘 기업 참여 필요
“통신사 28GHz 투자 꺼리는 이유 있어… 관련 산업 발전이 먼저”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17 13:54:53

▲ 제4 이통사 추진이 또다시 무산되며 28GHz 주파수를 활용하는 관련 산업 성장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추진한 제4 이동통신사 출범이 결국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28GHz 대역 서비스를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지만 28GHz의 사업성이 아직 떨어지는 만큼 적합한 기업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부통신부(과기부)는 14일 스테이지엑스의 주파수 할당 취소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주파수 할당 신청 시 제출한 자본금 규모와 주요 구성 주주들이 서약한 투자 사항 등이 충족되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이다.

과기부는 올해 2월 28GHz 대역 주파수 경매를 통해 4301억 원을 제시한 스테이지엑스를 주파수 할당 대상 법인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선정 당시에도 스테이지엑스의 자본 조달능력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통신 전문가들은 인프라 구축을 위해 최소 1조 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스테이지엑스는 전국망 투자 사례를 혼동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보다 적은 비용으로도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과기부에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자본금 납입 증명서에는 주파수 할당신청서에 적시한 자본금 2050억 원에 현저히 미달하는 금액만 납입됐다. 1조 원 이상의 금액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스테이지엑스의 자본 조달 능력에 한계가 있었던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의도대로 제4통신사가 이동통신 시장의 ‘메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자본을 갖춘 기업의 참여가 요구된다. 그러나 28GHz 주파수 서비스를 위한 비용과 사업성을 고려하면 적절한 기업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동통신 3사가 5G 서비스에 활용하는 주파수 대역은 3.5GHz다. 스테이지엑스가 할당받은 28GHz 대역은 LTE 대비 20배 빠른 속도로 ‘진짜 5G’라 불린다. 그러나 전파 도달거리가 짧고 벽과 건물을 잘 투과하지 못해 기지국을 더 많이 지어야 한다는 문제가 있고 인프라 투자 비용 또한 늘어난다.

그러나 28GHz 주파수가 필요할 만큼의 통신 속도가 필요한 분야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나왔고 지금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28GHz 주파수를 지원하는 단말기의 경우 올해 초 과기부와 삼성전자가 논의했으나 아직 출시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이 외에 메타버스·AR·자율주행 등에 28GHz가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메타버스와 AR의 경우 아직 성과가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자율주행 역시 상용화를 위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사업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상황에서 28GHz 대역을 서비스할 기업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28GHz에 대한 기존 통신사들의 투자가 지지부진했던 것은 통신사들의 사업적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며 “3.5GHz 주파수만으로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28GHz 사업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 뛰어들 기업이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