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막는 송전탑 건설 반발… 한전, 홍천에만 5년 1억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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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과의 상생 목적… “현금 지급은 없었고 행사 물품 전달”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18 12:34:50

한국전력공사가 동해안 송전선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특정 주민과 단체에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송전선로를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이 관련 정보에 소외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500㎸(킬로볼트) 동해안~신가평T/L 건설사업을 진행하면서 송전탑이 지나가는 지역 이장협의회·새마을회·초등학교 동문회 등에 물품을 제공했다. 한전의 홍천 행사지원 명세 문서를 보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홍천 지역에만 지원금이 22차례 지급했다. 지원 금액은 총 1억755만 원이다.

이 돈은 송전설비주변법에 따른 지원금이나 특별지원금과는 달리 한전이 ‘사업관리비’로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한전 관계자는 행사상품을 전달했을 뿐 돈을 주거나 특정 단체나 주민에게 전달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돈을 받거나 지원사업에 연루된 이들은 입지선정위원회에서 주민 대표 위원으로 활동했지만 다른 주민들은 관련 정보에서 소외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원을 받은 단체는 ‘행사협조 요청자’로 불리는 일종의 브로커를 통해 한전에 지원금을 요청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 관계자는 “약간 어폐가 있긴 하지만 송전탑이 지나가는 지역의 협의 단체나 위원회에서 한전에 행사지원 요청이 오면 내부 심의를 거쳐서 물품을 지원한 적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보면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마을을 대상으로 보상을 한 것이다”며 “협력 단체들이 그때마다 요구하는 물품이 다르지만, 체육대회 같은 것을 하면 경품을 지원한다거나 샴푸·바디워시 등이 들어있는 세트를 주문해 전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주민들 가운데 한전 건설 현장을 반대하시는 분들도 많다”면서 “2016년부터 2018년 11월 사이에만 주민설명회를 50회 정도 진행했다”고 전했다.

동해안 수도권 HVDC 준공 목표는 2026년 6월까지다. 1구간과 2구간은 이미 사업승인이 다 완료된 상태다. 또 전 구간 착공한 상태여서 목표까지 맞출 수 있다는 게 한전 측 설명이다.

발전소 업계 관계자는 “동해안 송전선로 사업이 2009년부터 시행된 점을 고려하면 전체 지원 금액 규모는 앞서 말한 것보다 더 클 것이다”며 “발전소를 건설할 때 가장 골칫거리가 송전탑 건설인데, 오죽했으면 한전이 지역주민들 행사에 내부 자금으로 여러 차례 물품을 전달했겠느냐”고 말했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