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이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세상을 위해… 2024서울국제도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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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서 26~30일 19개국 452개 출판사 참가
어깨띠 두른 출판인의 묵언 시위 소동도

임유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26 20:16:37

▲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24서울국제도서전의 막이 올랐다. 이종원 기자Ⓒ스카이데일리

‘후이늠’을 주제로 하는 2024서울국제도서전의 막이 올랐다.

‘후이늠’은 조너선 스위프트의 풍자소설 ‘걸리버 여행기’(1726)에서 가져 온 이름으로 걸리버가 방문한 네 나라 중 맨 마지막에 찾아간 곳이다. 후이늠이 이성과 지성을 갖춘 말(馬)들의 나라라면 인간은 간사하며 악하고 성질 더럽고 배반 잘하고 복수심에 들끓지만 겁도 많은 존재 ‘야후’로 묘사된다.

전쟁이 난무하고 인공지능(AI)이 대세가 되어가는 요즘 책을 통해 평화와 이성의 가치를 돌아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26일 시작해 30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해외 18개국 122개 출판사와 국내 350개 사가 참여해 도서 전시 부스와 마켓을 운영한다. 작년에 36국 530개 출판사가 참여한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대폭 줄었다.

이와 관련해 도서전 관계자는 “올해 정부 지원이 없다 보니 규모가 대폭 줄었다”고 전했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출판문화협회는 도서전 수익금 환수 문제를 놓고 소송 중에 있다. 이에 문체부가 도서전에 참여하는 출판사를 대상으로 별도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실정이다.

도서전의 주빈국은 사우디아라비아다. 2012년에 이어 다시 주빈국으로 참여한다. 주빈국 다음으로 주목받을 만한 국가를 소개하는 ‘스포트라이트 컨트리’에는 오만과 노르웨이가 초청됐다.

▲ 사우디아라비아 도서 전시 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출판사 관계자와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종원 기자Ⓒ스카이데일리

아랍 작가로는 최초로 인터내셔널 부커상(2019)을 수상한 조카 알하르티가 오만을 대표해 도서전을 찾는다. 소설가 은희경이 대담자로 나서 인간의 존엄과 자유에 관해 토론을 벌인다.

소설가 앤드루 포터도 15년 만의 신작 소설 ‘사라진 것들’로 독자를 만나며 만화가 모리 카오루·쿠이 료코·레아 뮈라비에크도 북토크로 관람객을 만난다.

주제 도서는 대한출판문화협회가 도서전 개막일인 26일에 맞춰 출간한 ‘걸리버 유람기’다. 1909년 육당 최남선이 국내에 소개한 조너선 스위프트의 소설을 소설가 김연수가 이어 쓰고 강혜숙 작가가 그림을 더했다.

이번 도서전에는 김연수를 비롯해 김금희·김애란·김진명·김초엽 등의 소설가와 생물학자 최재천·물리학자 김상욱이 방문객과 소통한다.

한편 26일 도서전 개막식에서 출장 중인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대신해 전병극 차관이 축사를 위해 무대에 오르자 “책 버리는 대통령 책 문화 짓밟는다” 내용의 어깨띠를 두른 출판인들이 단상 아래 일렬로 서서 묵언 시위를 벌이는 일이 있었다. 전 차관은 잠시 당황한 표정이었으나 차분하게 축사를 마쳤다.

임유이 기자 ly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