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여행] 태조의 어진 모신 조선 왕실의 뿌리 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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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구도심 한옥마을·경기전 등 옛 정취 그대로
콩나물국밥·비빔밥 등 전통 음식도 필수 코스

엄재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22 18:41:39

▲ 지난달 말 전주한옥마을 일원에서 열린 ‘전주문화유산야행’에서 축제 행렬이 펼쳐지고 있다. 전주한옥마을

서울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1시간40분이면 도착하는 곳이 전라북도 전주다. 서울에서 자가용으로 평일 기준 3시간이면 갈 수 있다. 전주역에서 택시를 타고 40분 정도면 시내 어디든 도착할 수 있어 당일치기 관광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조선 왕실의 뿌리 경기전과 객사길 주변

인구 약 64만 명인 전라북도의 도청 소재지 전주는 역사의 고장이다. 유서 깊은 고장답게 여행객들이 처음 방문하는 곳도 경기전과 주변 한옥마을이다.

경기전을 방문하면 파란색 곤룡포를 입은 조선 태조의 어진을 볼 수 있다. 어진이란 왕의 초상화를 말한다. 경기전은 제사를 지내는 사당으로 명칭은 세종 때 붙여졌다. 건물은 정유재란 때 소실된 것을 광해군 6년인 1614년에 중건했다. 그 뒤 지금까지 잘 관리해 온 유서 깊은 사적이다. 조선 때부터 정성껏 관리해 온 경기전 터를 밟고 있으면 역사의 무게를 실감할 수 있다.

조선 태조 어진에 인사를 드린 뒤 걸어서 8분 거리에 풍패지관이 있다. 전주 사람들이 객사라고도 부르는 곳으로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다. 객사는 고려와 조선시대에 고을마다 설치했던 객관으로 출장을 나온 관원이나 외국 사신의 숙소로도 사용했다.

객사 주변으로 ‘객사길’이 있는데 많은 상점과 음식점들이 즐비해 시민·관광객이 즐겨 찾는다. 매년 5월 한국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전주국제영화제가 일대에서 열린다. 5분 거리에 있는 전주 영화제작소 4층에 98석짜리 ‘전주 디지털독립영화관’이 있다.

이 영화관에서는 일반 극장에서는 볼 수 없는 독립 예술영화를 상영한다. 여운이 있는 여행을 원한다면 독립영화 관람을 추천한다. ‘전북 투어패스’를 이용하면 당일 현장예매에 한해서 영화 1편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투어패스는 전라북도 100여 곳 관광지를 바코드 하나로 무제한 자유 이용할 수 있는 여행권이다.

▲ 전주시 평화동 학산에 자리 잡은 ‘학산숲속시집도서관’에 가면 자연 속에서 독서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전주한옥마을

도서관의 도시 전주

전주는 도서관을 특색 관광상품으로 육성하고 있어 도서관 투어도 꽤 흥미롭다. 전주 영화제작소 근처에 영화도서관이 있다. 영화 전문도서관답게 다른 도서관에서 소장하지 않은 자료가 많다.

객사에서 1.2㎞ 거리에 위치한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은 기존 카페와 전시관을 리모델링한 건물로 독특한 구조와 야외정원으로 구성돼 예술 전문도서관의 정체성을 담아냈다. 여유 있게 방문해 야외정원을 바라보며 독서 삼매경에 빠져보기도 하고 작품 감상·야외 공연을 즐겨보자. 다른 여행지에서 느껴보지 못한 지적인 여행이 될 것이다. 도서관이 있는 서학예술마을에는 구석구석 골목을 따라 공방·갤러리·게스트하우스·로스터리 카페·서점 등이 있어 부가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전주시 평화동 학산 숲에 있는 ‘학산 숲속 시집도서관’은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도서관이다. 유명 시인들의 친필 사인본 외에 세계 각국의 원서 시집과 문학 전문 출판사의 전집을 읽을 수 있다. 울창한 숲속 도서관에 앉아 상쾌한 공기를 맡으며 숨을 쉬듯 시를 읽다 보면 기분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전주한옥레일바이크

전주한옥마을에서 멀지 않은 3㎞ 거리에는 전주한옥레일바이크가 있다. 아중역 폐선부지에 왜망실까지 왕복 3.4㎞를 시속 15~20㎞로 운행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왕복 약 30분이 소요되며 터널 2개를 지나 반환점에서 회차해 돌아오는 코스다.

▲ 전주를 상징하는 대표 음식 ‘전주비빔밥’ 맛은 전주 시내 비빔밥 전문점 어디를 가든지 큰 차이가 없다. 한식창의센터

전주비빔밥과 콩나물국밥

전주비빔밥과 콩나물국밥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전주시 웹사이트에서 소개하는 ‘고궁’ ‘한국관’ 등 전주비빔밥 전문 음식점에 방문하면 무난하다. ‘반야돌솥밥’은 뜨거운 돌솥에 재료를 아끼지 않아 처음 보는 이를 감동케 한다. 주메뉴는 반야돌솥밥·인삼돌솥밥·송이돌솥밥으로 더덕구이가 반찬으로 나온다.

술을 마신 뒤 속을 풀고 싶을 때나 따뜻한 국물이 생각날 때 전주에서는 콩나물국밥을 찾는다. 전통의 ‘왱이콩나물국밥집’ ‘삼백집’과 함께 깔끔한 맛으로 유명한 ‘현대옥’이 사랑받는 음식점이다.

이 외에도 여러 즐길 거리가 있고 계절별로 다양한 축제가 펼쳐져 언제 방문해도 좋은 도시가 전주다. 전통과 예술 그리고 맛이 공존하는 여행을 하고 싶다면 전주를 방문하는 것은 어떨까.

엄재만 기자 jmeo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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