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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가자격시험 ‘공무원 특혜’ 같은 구태 또 없나
권익위 ‘공직 경력 특례’ 제도 공정성 제고 권고
청년에게서 공정한 기회 빼앗는 ‘기울어진 운동장’
과도한 특혜 더 있는지 제도 전반 살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12 07:57:01
세무사·노무사·공인회계사 등에 대한 국가자격시험에서 공무원 경력이 있는 응시자가 특혜를 받는 ‘공직 경력 특례’ 제도가 곧 사라지게 됐다. 무엇보다도 공정해야할 국가자격시험에서 공무원들이 특혜를 누리는 제도가 존속해 왔다는 것 자체가 일반 국민에게 허탈감을 안기는 일이지만 이제라도 바로잡게 됐으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차제에 우리 사회 시스템 어느 구석에 이런 불공정 제도가 도사리고 있는지 잘 살펴야 할 일이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는 ‘국가자격시험 제도 운영 과정의 공정성 제고’ 방안을 기획재정부·법무부·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에 권고했다. 해당 부처들은 이 권고를 받아들여 내년 6월까지 ‘공직 경력 특례’ 조항을 삭제한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공직 경력 특례’ 제도는 1960년대에 도입됐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의 인기가 높지 않던 시절 장기근속을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실시된 것인데 60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이런 불공정한 구시대적 관행이 이어져 온 것이다. 현재 공직 경력자에게 1·2차 시험의 전 과목 또는 일부 과목 시험 면제 등 특혜 논란이 되는 부분은 국가 전문 자격 176종 중 감정평가사·변리사·공인노무사 등 15종이다.
 
이 특례 제도 덕분에 예컨대 5급 이상 공무원으로 또는 금융감독원에서 대리급 이상으로 감사 업무 등 5년 이상의 경력이 있는 사람은 공인회계사 1차 시험 전 과목이 면제된다. 또 특허청이나 국세청 5급 이상 공무원은 근무 기간에 따라 각각 변리사·세무사 1차 시험과 2차 시험 일부가 면제된다. 이러니 공직 경력 특례를 누리는 응시자가 상대적으로 합격률이 높을 것은 불문가지다. 이에 따라 해당 국가자격시험에 도전하는 청년 등 일반 응시자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불리한 경쟁을 하는 결과가 된다.
 
권익위는 “정부가 공직 경력만으로 국가 전문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거나 시험 과목을 면제하는 등 공직 경력자들에게 과도한 특혜를 부여하면서 ‘공정 문화 정착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과거에 공직 경력 특례 제도의 문제점이 거론된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99년 규제개혁위원회가 이 제도 폐지를 추진하려다 공무원 사회의 저항에 일부 조정하는 방식으로 물러선 바 있다.
 
이 제도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드러낸 것은 2021년 치러진 제58회 세무사 2차 시험의 ‘대규모 과락 사태’다. 당시 ‘세법학 1부’ 과목에서 응시자 3962명 중 82%가 넘는 3254명이 과락으로 탈락했다. 결과적으로 이 과목 응시가 면제되는 특례 적용을 받았던 공직 경력자들은 모두 과락을 면하는 특혜를 누리게 됐던 것이다. 일반 응시자들의 분노와 비판이 쏟아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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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는 ‘청년에게 공정한 도약의 기회 제공’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추진해 왔다. 이는 청년세대의 공정한 기회 보장을 위한 제도적 지원 강화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채용 과정의 불공정성 해소 등 공정문화 확산을 내용으로, 구체적으로는 국가자격시험제도의 불공정한 특례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권익위는 5월 지난 1년간 공정채용 비리 신고 181건을 접수 받고 이중 불공정 채용 소지가 있는 66건을 수사·감독 기관에 넘겼다고 밝혔다. 또 1400여개 전체 공직 유관 단체 채용 과정을 전수 조사한 결과 공정 채용 위반 적발 사례가 867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모두 오로지 실력으로 일자리를 찾으려는 청년들의 희망을 꺾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권익위를 비롯한 관계 당국은 불공정한 경쟁을 조장하는 제도가 또 없는지 철저히 살펴 시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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