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기다렸다는 듯… ‘특검 드라이브’ 거는 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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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金여사 檢 소환조사에 “民 눈높이 고려했어야”
법사위, 이튿날 野 주도로 韓·金 특검법 심사 착수
野, 韓에 ‘양자택일·당근채찍’ 전술… “또 화양연화”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24 13:51:01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의 ‘김건희 여사 수사 국민 눈높이’ 발언 다음 날 ‘김건희·한동훈 특검법’ 심사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한 대표의 양자택일을 요구라도 하듯 야당에 대한 한 대표의 협력을 잇달아 촉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4일 민주당 주도로 전체회의를 열고 ‘한동훈 특검법(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검사·장관 재직 시 비위 의혹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과 ‘김건희 특검법(대통령 윤석열의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의혹 등 진상규명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등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또 향후 청문회·공청회 등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한 대표는 2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새 당대표로 선출됐다. 그는 당선 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채 상병 특검법에 관한 질문에 “저는 야당과도 협치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최근 이뤄진 검찰의 김 여사 제3의 장소 소환조사 방식·절차에 대해선 “검찰이 수사방식을 정하는 데 더 국민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반면 ‘한동훈 특검법’을 두고선 “특검은 국민적 의혹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냥 저를 어떻게든 해코지하겠다는 목적 말곤 그 내용이 뭔지도 모른다”며 “경찰수사에서도 무혐의가 났고 이후 경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도 무혐의가 난 상황”이라며 무고함을 주장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야당은 한 대표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전략을 전개 중이다. 대통령 부부와 함께 특검 대상이 될 것인지 아니면 ‘구조선’과 함께 ‘난파선’에서 탈출할 것인지 중 하나를 택하라는 압박전략이다.

민주당은 ‘김건희·한동훈 특검’ 및 ‘한동훈 댓글팀 의혹 수사’ 등 채찍뿐만 아니라 당근도 던지고 있다. 연임에 도전하는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23일 한 대표 선출 직후 자신의 SNS에서 “야당과 머리를 맞대 위기에 처한 국민 삶을 구하고 대전환의 시대 미래를 준비하는 여당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절망적 현실을 희망찬 미래로 바꿔내는 일이라면 저도 민주당도 (한 대표에게) 협력할 건 확실히 협력하겠다. (한 대표가) 함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난파선에서의 구조’에 따른 ‘청구서’도 노골적으로 내밀었다. 24일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에 따르면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채상병·김검희 특검’ 수용 △수평적 당정관계 △당정의 ‘방송장악’ 중단 △국회 운영 정상화 △여야 간 정책·비전 경쟁 등 5대 요구안을 한 대표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특히 ‘대통령 탄핵’을 염두에 둔 듯 수평적 당정관계를 강조했다. 한 대변인은 “(한 대표는) 윤명한복(尹命韓服·윤 대통령이 명하고 한 대표가 복종한다는 뜻) 식의 당정관계를 거부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 눈높이’를 언급한 한 대표 발언과 비슷한 취지의 주장도 나왔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4일 최고위 회의에서 “(검찰이) 야당·국민을 향해선 경비견처럼 흉포한 권력을 휘두르고 진짜 권력자 앞에선 고분고분한 애완견처럼 굴었다”고 했다.

친한계는 민주당의 ‘양자택일’ 전략과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는 24일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접견하고 윤 대통령을 예방했다. 그러나 여권에선 여전히 불안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4일 자신의 온라인 소통플랫폼에서 “제2의 화양연화(花樣年華·최전성기)”라고 했다. 한 대표는 지난해 국회에 출석해 검찰에 의한 ‘보수궤멸’이 이뤄졌던 문재인정부 초기 검사 시절을 화양연화라 밝힌 바 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