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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광고 중에 ‘바리캉’에 관한 것이 있다. 요즘 집에서 이발하는 것이 유행인가 보다. 그런데 아내가 바리캉이 어느 나라 말이냐고 묻는다. 아마도 일본어인 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일본을 통해서 들어온 말인 것은 맞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어는 아니다. 일본을 거쳐 오면서 망가진 외래어일 뿐이다.
이발 기계를 ‘바리캉’이라고 부르게 된 계기는 이 기계를 만든 회사의 이름이 ‘바리캉 에 마르(Bariquand et Marre)’이기 때문이다. 즉 회사 이름이 ‘바리캉’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이렇게 부르게 되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이발기’로 부르기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아직도 요망 사항일 뿐이고 세간에서는 바리캉을 많이 쓰고 있다.
‘바바리맨’으로 유명한 ‘바바리’도 ‘버버리’라는 회사 이름을 그대로 상품명으로 쓰는 것이다. 제대로 말하려면 트렌치코트라고 해야 한다. 이러한 것은 자동차의 클랙슨(Klaxon도 회사 이름)이 ‘혼’을 대신하는 것과 같다.
우리나라에는 회사 이름이 상품명을 대신하는 것들이 참 많다. 우리가 흔히 스테이플러(stapler)를 호치키스(E.H. Hotchkiss)라고 하는데, 이것도 회사 이름이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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