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가치 훼손 잇따라… 밸류업커녕 ‘코리아 디스카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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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SK·한화 등 주주가치 훼손 논란… 오너일가 이득 우선 행보 여전
밸류업 공시 올리기만 해도 주가 상승… 2달 동안 참여 기업 10곳뿐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28 12:02:44

▲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5월24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밸류업 핵심 전략 추진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와중에 주요 기업들이 주주가치와 관련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밸류업 프로젝트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코리안 디스카운트’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민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들의 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코리안 디스카운트’ 현상은 이전부터 지적돼 왔다. 주된 원인으로는 개인주주들보다 오너일가의 이득을 우선시하는 경영 행태가 꼽힌다. 오너일가의 이해관계에 의해 주식 가치가 좌우되기에 굳이 한국 주식을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윤석열정부는 밸류업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밸류업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주요 기업들이 논란을 일으키며 한국 주식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안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인적분할해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편입시킨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산밥캣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두산로보틱스가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상황에서 기업가치를 비슷하게 평가해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이번 합병을 통해 두산그룹 지주사인 두산의 지분률이 13.8%에서 42%까지 오른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두산로보틱스 합병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을 요구했고 국회에서는 상장회사 간 합병 때 자산가치와 수익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하는 ‘두산밥캣 방지법’이 발의됐다. 이에 두산과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SK그룹 역시 SK이노베이션과 SK E&S와의 합병을 발표했으나 소액주주들이 합병 비율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회사 측은 기업가치를 근거로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비율을 1대 1.1917417로 산출했으나 SK그룹 지주사가 지분 90%를 보유한 SK E&S의 회사 가치를 높게 평가해 SK 이노베이션 지분율을 높이려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화 그룹 3세들이 지분의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는 지주사 한화 주식을 공개 매수했다. 그러나 공개매수 가격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있었고 공개매수 목표치였던 600만 주에 못 미치는 390만 주를 확보하는 데에 그쳤다. 여기에 한화에너지의 내부거래 비중 또한 다시 주목받으며 사익편취 논란이 일었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적은 것도 밸류업 프로젝트의 실효성을 떨어트리고 있다. 밸류업 공시가 시작된 5월27일 이후 기업가치 제고 계획 예고를 포함해 밸류업 공시를 한 기업은 10개에 그쳤다.

7월25일 밸류업 공시를 게시한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25일 기준 1만4530원이었던 주가가 1만6180원으로 올랐다. 6월20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예고하고 6월26일 발표한 콜마홀딩스의 경우 20일부터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6월20일 8560원에서 6월27일 1만870원까지 올랐다.

이렇듯 기업이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것만으로도 주가 상승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하지만 주요 기업들이 주주가치 제고보다는 오너일가의 이득을 위한 행보를 계속한다면 코리안 디스카운트 역시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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