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반복·폭언 등 악성 민원에 적극 대응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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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민원 대응 매뉴얼' 마련… 이달부터 시행
악성민원 유형별 사례와 대응 요령 담아
부서 간 협의·대응 절차 체계화… 법적 대응 강화

최영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05 10:22:52

▲ 지난달 초 서대문구청 종합상황실에서 음주 상태의 한 민원인이 소파에 누워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근무 중인 직원들을 촬영하고 있다. 서대문구

서울시 서대문구가 공무원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으며 반복적인 민원을 제기하는 악성 민원인들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고 5일 밝혔다. 구는 이를 통해 공무원들의 안전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고 민원 처리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서대문구에 따르면 민원인 A 씨는 자신이 제기한 도로 잡초 제거와 거리 청소 등 민원이 종결된 이후에도 비슷한 문제를 반복적으로 제기하고 있으며, 새벽 시간에 구청 종합상황실을 방문해 공무원의 근무 태도를 지적하며 폭언을 일삼았다. 급기야는 지난달 초 음주 상태로 구청을 찾아 자신의 소란 행위를 제지하는 청원경찰의 머리를 가격한 뒤 ‘자신이 폭행당했다’며 억지 주장을 하기도 했다.

민원인 B 씨는 지난해 이후 243건의 민원을 제기했는데 1차 민원, 재차 민원, 구민 제안, 정보공개청구 등의 과정을 지속해서 반복했다. 또한 시장이나 구청장의 직접 답변을 요구하고 불만족 시에는 관련 직원에 대한 감사와 징계를 관계 부서에 반복해서 요구했다.

민원인 C 씨는 답변에 대해 불만족 시 재차 민원을 제기하고 공무원들에게 폭언과 고성을 지르며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 또한 직원과 팀장을 감사담당관실로 불러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고 있다.

이와 같은 악성 민원은 다른 민원 처리에도 차질을 빚게 하고 공무원들에게 정신적·육체적 피로를 가중시키고 있어 구는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는 악성 민원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민원 처리의 신속성을 높이기 위해 ‘악성민원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9월부터 시행에 나섰다. 매뉴얼은 △반복 민원 △언어 폭력 △신체 폭력 △상급자와의 통화 요구 △장시간 및 반복 통화 등 민원의 유형별 구체적인 대응 방법을 담고 있다.

특히 동일한 내용의 민원을 3회 이상 반복적으로 제기할 경우 부서장의 내부 결재로 민원을 종결 처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민원의 성격과 종전 민원과의 유사성·관련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행정력 낭비를 막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서대문구는 앞으로 부서 간 협의 및 대응 절차를 체계화하고 법적 대응을 강화하는 등 공무원들이 보다 안전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행정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이 안심하고 업무에 전념하며 주민들 역시 구청을 통해 민원사항을 보다 신속하고 원활히 해결받도록 악성 민원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최영호 기자 cyh2@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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