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불법사금융 척결을 위해 대부업 제도 대대적 개편 추진에 나섰다. 미등록대부업자 명칭을 ‘불법사금융업자’로 변경해 국민 경각심을 키우고 대부중개사이트의 등록기관을 지자체에서 금융위원회로 바꾸는 등 규율을 한층 강화한다. 또 지자체 대부업자의 자기자본 요건을 강화해 성착취 추심 등 반사회적 대부계약을 불법으로 무효할 근거도 마련했다.
금융위원회는 당정 협의를 거쳐 국무조정실 등 관계기관과 함께 ‘불법사금융 척결 및 대부업 제도개선방안’을 12일 발표했다. 이는 고금리와 내수회복 지연 등에 따른 서민·취약계층의 어려움으로 불법사금융이 줄어들지 않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금융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 피해상담·신고 건수는 2023년 1만2884건으로 전년(1만350건) 대비 24.5% 증가했다.
낮은 진입요건으로 영세대부업자들이 난립해 불법영업 우려가 커진 점도 추진 배경이었다. 지자체 대부업 자기자본 요건은 개인 1000만 원·법인 5000만 원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불법사금융을 근본적으로 척결하고 대부업의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게 됐다.
우선 불법사금융업체인지 모르고 계약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대부업자 명칭 변경에 나선다. 대부업법상 등록 없이 불법대부업 영위 중인 업자의 명칭을 ‘미등록 대부업자’에서 ‘불법사금융업자’로 변경한다. 또 통신요금 고지서 등에 불법사금융 유의사항 등을 안내하고 대부중개사이트 이용자를 대상으로 불법업체 여부 조회기능 및 주의사항을 적극 안내할 예정이다.
아울러 불법대부·불법채권추심 목적으로 대포폰을 개설하거나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금감원・서민금융진흥원 등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요청하는 전화번호 이용중지요청 범위도 현행 ‘불법대부광고 전화번호’에서 ‘불법대부 전반에 이용된 전화번호’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불법사금융의 주된 통로로 작용하는 온라인 대부중개사이트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한다. 대부중개사이트의 등록기관을 지자체에서 금융위(금감원 위탁)로 상향하고 금융소비자보호법상 대출비교플랫폼 수준의 인적·물적요건과 정보보호체계를 갖추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또 대부업자와 대부중개업자가 취득한 개인정보를 대부제공·중개 목적 외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누구든지 불법사금융 등 범죄 목적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개인정보를 제공·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를 금지해 대부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두텁게 보호해 나간다.
지자체 대부업자에 대한 등록요건 등 강화에도 나선다. 영세대부업 난립과 불법영업 등에 따른 대부이용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지자체 대부업자의 자기자본 요건을 개인 1억 원·법인 3억 원으로 대폭 상향하고 자기자본 유지의무를 부과한다.
또 금융위 등록 회피를 위해 대부업자 1명이 자산 100억 원 미만의 다수 지자체 대부업체를 운영하는 쪼개기 등록 방지하기 위해 대부업체 대표의 타 대부업체 임직원 겸직 등도 제한한다. 아울러 지자체의 내실있는 감독을 위해 현장실태검사(현재 연 1회)와 담당자 교육(현재 연 1회) 등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불법대부행위에 대한 처벌·제재 수준도 높인다. 불법사금융업자의 최고금리 위반 및 및 미등록 영업·정부 금융기관 사칭 등에 대해 처벌 기준을 각각 징역 5년·벌금 2억 원으로 대폭 강화한다. 대부업법상 허위상호·허위계약 기재 등에 대한 과태료 기준을 상향하고 대부업자가 채권추심법 위반 시 기관경고·주의조치 및 임직원 제재 근거를 마련한다. 또 불법사금융 목적 계좌개설 제한·유죄판결 선고 사실 확인 시 전자금융거래 제한 근거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불법대부계약에 대한 효력을 제한하고 불법사금융 범죄 이득을 박탈하기 위한 근거 마련도 추진한다. 특히 성착취 추심 등과 연계된 계약이나 인신매매·신체상해 및 폭행·협박 등을 원인으로 대부이용자에게 현저히 불리하게 체결된 계약 등 반사회적인 불법대부계약을 무효로 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한다. 또 불법사금융업자가 대부계약 시 수취 가능한 이자를 현행 20%(대부업 최고금리 준용)에서 6%(상법상 상사법정이자율 준용)로 제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제도개선 방안을 포함한 ‘대부업법’ 개정안을 신속히 입법 추진하고 법 개정 이외에 지자체 현장실태조사 강화 등 즉시 시행 가능한 조치는 바로 집행할 계획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서민·취약계층의 일상을 파괴하는 불법사금융 피해 방지를 위해 정부와 관계기관이 합심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시급히 총력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과 체계를 갖추는 데 최우선 주안점을 뒀다”며 “앞으로도 관계부처·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관련 제도 개선방안이 빠른 시일 내 신속하고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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