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편의점 활황에 줄어드는 김밥집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소비자

최근 5년새 서울 시내 분식집 1000곳 감소
저렴하고 다양한 편의점 음식으로 손님 쏠림

노태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3 08:03:22

▲ 최근 저렴하고 간편한 음식인 김밥이 물가 상승으로 재료비가 비싸지면서 장사가 어려워진 김밥집 폐업이 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국세청 통계를 살펴보면 김밥을 파는 분식집도 많이 줄었다.

스카이데일리가 23일 국세청 통계 분석한 결과 2019년 12월 기준 서울 시내 1만898곳에 달하던 분식집은 올해 7월 기준 9863곳으로 5년새 1000곳이 넘게 줄었다.

“주변에 직장인들이 즐비한데도 아침시간대 손님이 크게 줄었어요.”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에 있는 김밥집 여주인은 한숨부터 쉬었다. 사방에 직장인이 많은데 손님이 줄었다고 울상이다. “물가가 올라서 재료비를 감당하기도 버거운데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다 파니까….” 김밥을 파는 편의점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매출이 줄었다는 푸념이다.

그는 “김밥 속재료 값이 다 올랐는데도 가게 입장에서 김밥 가격 인상은 부담스럽다. 김밥이 저렴한 음식이라는 손님들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일정 가격 이상으로 비싸지면 손님들 발길이 끊길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호주머니 사정상 분식점이 아닌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는 세태도 김밥집 폐업의 이유 가운데 하나다.

그는 “보통 김밥과 라면이 한 세트인데 요즘 김밥천국 같은 분식집 가서 먹으면 기본으로 8000~9000원이 된다”며 “상황이 이러니 사람들이 김밥 2000원에다가 신라면 작은 컵으로 먹으면 3000~4000원으로 해결이 가능한 편의점으로 많이 간다”고 말했다.

최근 분식집 프렌차이즈도 부쩍 줄어들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상 지난해 분식집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2022년 687곳에서 614곳으로 줄고 가맹점수도 1만3014곳에서 1만2603곳으로 감소했다.

업계는 최근 김밥집을 포함한 분식집이 어려워진 원인에 대해 물가상승·편의점 증가 등을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가 오른 상태에서 지난해 야채값도 ‘금채소’라 불릴 정도로 다 올랐는데 특히 김밥 주재료인 김·당근·오이·시금치 등 가격이 많이 뛰었다”며 “대신 부추를 넣기도 했는데 그나마 부추 가격도 또 올라버렸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김 가격은 10장 기준 지난해 988원에서 1363원으로 38.0% 올랐다. 10일 기준 시금치 100g 가격도 2100원으로 평년(1185원)대비 77.2%나 비싸졌다. 이외 당근은 1㎏에 6254원에서 7475원으로 19.5%가 비싸졌고 오이는 10개에 1만3157원에서 1만4607원으로 가격이 11.0% 상승했다.

분식집 규모가 줄어든 것과 반대로 최근 5년새 서울에는 편의점이 증가세를 보였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서울시내 편의점은 2019년 7953개에서 8612개로 급증했다. 분식 업계는 테이블을 깔아놓고 장사를 하는 편의점주에게 상생협약을 통해 규제를 검토했으나 편의점주 역시 같은 소상공인인만큼 상생협약 검토는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갑과 을의 싸움이 아니라 병과 정의 싸움같다. 소상공인이 소상공인의 적이 된 꼴이다”며 불경기를 원망했다.

노태하 기자 thn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시대의 금기를 깨는 정론지 스카이데일리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만들어집니다.

정기 후원 독자께는
스카이데일리가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
초대, 할인 혜택 등을 드립니다.

매월 5만 원 이상 정기 후원 독자께는
스카이데일리 신문과
스카이데일리가 발행하는 최신 단행본을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