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올해도 파행 단골메뉴 ‘자료 미제출’을 보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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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감사위원회·경기연구원 ‘자료 미제출’로 버티기 눈총
‘엎어져 죽으나 뒤집어 죽으나 매한가지’식의 자세는 아니길

강재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12 15:40:23

올해도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는 초반부터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해마다 맞는 행정사무감사에서 파행의 단초가 되곤 하는 단골 메뉴가 ‘자료 미제출’에 예의 그 정회소동과 파행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사태는 13개 상임위원회 어디 하나 가릴 것없이 비춰지는 진풍경이다.

그나마 위안이 된다 싶은 건, 국회의 경우 정쟁에 몰입하다보니 자료 미제출은 약과정도로 넘어가지만 지방 의회는 그처럼 머리 터지듯 정쟁으로 치닫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그만이라도 다행이다.

올해 정례회 행정사무감사 사흘째를 맞은 12일 오전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위원장 조성환)의 경기도 감사위원회와 도민권익위원회에 대한 행정사무감사 그리고 오후 속개해 맞은 경기연구원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어찌 그리도 판박이일까 싶다.

같은 레퍼토리 그대로 정회되며 파행을 겪었다. 이유는 피감기관의 ‘자료 미제출’ 때문이다. 행정사무감사 위원석에서 “위원장님, 부실한 자료제출에 더 이상 감사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정회를 요청합니다” 했다. 그러자 “위원님들 더 이상의 이의가 없으면 정회하는 것으로 합니다….”

전날 경기도 기획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의 부실한 답변 자세, 아니 그보다도 더 모르쇠식이라 꿀먹은 벙어리 보듯 하는 행감자세를 보노라면 울화통이 일고 만다.

오전 10시에 개회해 각 기관 업무보고와 간부 소개에 이어 자료제출 요구를 하며 미제출한 시비로 비롯되는 레퍼토리가 한 치 다르지 않고 오후에도 그대로 재연됐다. 부실하게 제출된 자료를 갖고 감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위원들의 푸념이 항용 잇따른다.

때론 집행기관 길들이기 차원에서 쓰여지곤 했던 ‘자료 미제출’ 타박을 집행부 기관들은 어느새 면역이 생긴 것인지, 무감각해진 것인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인다.

어느새 고질병으로 굳어져버린 것은 아닐까 싶다. 오죽하면 한 감사위원은 “자료제출 요구에 왜 안내놓고 그러는거야… 오늘 이게 몇 번째야….” 푸념의 소리가 터져나온다. 피감기관들 가운데 혹여라도 ‘굶어죽으나 매 맞아죽으나’ 식의 자세는 아니길 바란다.

강재규 기자 jk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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