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기업 매출 코로나19 이후 첫 감소…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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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코로나19 이후 수출·내수기업 실적 분석
수출 기업 매출도 ‘착시효과’ 제외하면 지지부진
코로나19 이후 고금리 여파… 기업 45% ‘취약기업’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13 14:16:42

▲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전경. ⓒ스카이데일리

올해 상반기 내수기업의 매출액이 코로나19 시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법인 814개사의 경영 성과를 분석한 결과 내수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1.9%)했다고 13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내수기업의 매출액을 수출 부문과 내수 부문으로 나눠 살펴보면 수출 부문은 올해 상반기 3.7% 증가한 반면 내수 부문이 2.4% 감소해 전체 매출액의 감소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코로나19 당시 만큼이나 내수기업의 매출 상황이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이 감소한 내수기업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지주회사(-17.6%) △도·소매업(-6.5%) △전기·가스·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5.5%) △제조업(-1.1%) 순이었다. 한경협은 지주회사의 매출 감소는 자회사 실적 부진에 따른 배당 감소가 결정적이었다. 도·소매업의 감소는 소비 부진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했다.

반면 내수기업과 달리 수출기업 매출은 올해 상반기 13.6% 반등했다. 다만 한경협은 수출 기업도 2023년 매출이 7.3% 감소했던 만큼 기저효과가 작용한 측면이 있어 착시효과에 주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수출기업 중 매출 1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올해 상반기 매출액 증가율은 5.9%에 그쳤다.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 관련 비용 비중은 2023년 97.8%로 202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역대 최저치인 92.6%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고금리가 기업의 매출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기업들의 이자비용증가율은 2022년 47.5%에서 2023년 52.9%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취약기업의 비중도 2020년 코로나19 시기 이후 최대치인 올해 상반기 44.7%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물가를 잡기 위해 2021년 8월부터 올해 10월까지 금리 상승기를 거치면서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 투자도 감소세로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기업 투자는 2020년 이후 처음으로 8.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업의 투자 증가율은 코로나19 경제위기를 맞은 2020년에도 플러스(16.9%)를 기록한 바 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위축과 반도체 등 주력업종 하락 사이클 진입 등으로 지금의 수출 실적이 정점이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며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유연한 통화정책·투자지원 확대·규제 완화 등 전방위적인 경제살리기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