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가스공사 흑자에도 못 웃는다… 요금 현실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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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3Q 영업익 6조 육박… 전년 동기 대비 192.1% 늘어
흑자에도 200조 넘는 부채… 연내에도 전기요금 정상화 불투명
가스공사도 흑자 기록했지만… ‘외상값’ 미수금도 증가세 여전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14 12:43:28

국내 최대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재무구조 개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전기·가스요금의 현실화가 지체되면서 흑자를 기록해도 웃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14일 정부와 한국전력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연결 기준 3분기에 매출 69조8698억 원·영업이익 5조945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늘었고, 영업이익은 192.1%나 뛰었다.

한국전력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세 차례 요금 인상에 따라 전기 판매 수익이 늘었고, 연료 가격도 안정화되며 5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하며 한국전력은 4분기에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문제는 한국전력의 부채가 200조 원이 넘는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한국전력의 부채는 202조8905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이자로만 4조4000억 원을 냈고, 올해 상반기 이자비용도 2조3000억 원에 달한다. 6조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해도 재무구조 정상화까지 요원한 이유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눠 계산한 이자보상배율도 한전은 지난해 기준 –1.0배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1보다 낮으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을 전후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치솟았음에도 제때 요금을 정상화하지 못한 영향이다. 원가보다 저렴하게 전기를 공급하면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된 적자도 43조 원에 달한다.

가스공사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가스공사는 12일 영업실적을 공시하며 3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액은 28조4098억 원·영업이익은 1조827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8% 개선된 실적이다.

하지만 미수금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미수금은 가스공사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가스를 공급해 장부에 쌓인 일종의 ‘외상값’이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13조8883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387억 원 늘었다.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2020년 말 6000억 원대 수준에서 러·우 전쟁 발발 이후 국제 가스 가격이 급등하며 급격히 쌓였다. 이번 겨울철 가스 수요가 늘어나면 미수금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공사는 “원료비 요금이 여전히 원가에 못 미치고 있어서 민수용 미수금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무구조 정상화를 위해 전기·가스 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물가·경기 불확실성 등에 따라 정부는 요금 현실화에 주춤하는 모양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추가 전기요금 인상 계획과 관련해 “올해는 더 이상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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