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중소기업 경기 침체에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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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10% 증가… 1.3조 원 ‘역대 최대’
중소기업 47%, 자금사정 악화… 1450원대 고환율에 경영 부담↑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25 10:58:12

▲ 충남 공주시 공주산성시장에서 한 시장 상인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내수 부진이 길어지고 경기 침체 여파로 폐업하는 소상공인이 늘어나고 있다. 소상공인 폐업공제금 지급 규모는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5일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지난달까지 1조3019억 원 지급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1820억 원) 대비 10.1%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치다. 다만 폐업 건수는 10만2940건으로 전년(10만3254건)보다 소폭 적었다.

지난해의 경우 국세청 국세 통계에 따르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개인·법인)는 98만6487명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역대 가장 많았다.

소상공인들은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인건비와 재료비 등 비용이 인상돼 경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털어놓고 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10년째 네일샵을 운영하고 있으나 여름부터 매출이 꺾이기 시작하더니 가을에는 운영하기 힘들 정도로 매출이 오르지 않아 폐업하려고 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이 커지면서 신용보증재단이 소상공인의 빚을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금은 급증하는 추세다.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용보증재단 대위변제금은 2022년 5076억 원에서 지난해 1조7126억 원으로 급증하더니 올해 들어선 10월까지 2조578억 원으로 늘었다.

소상공인뿐 아니라 중소기업들의 어려움도 만만치 않다. 최근 중기중앙회가 중소기업 500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47.2%는 올해 자금 사정이 ‘작년보다 악화했다’고 답했다. 지난해보다 자금 사정이 악화했다는 응답은 15.5%p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내수 부진이 길어지고 탄핵·트럼프 2기 행정부 등 요인으로 환율이 치솟는 등 경제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19일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원·달러 환율은 1450원을 돌파했다. 24일엔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정규장 이후인 오후7시께 1460.2원을 기록하며 1460원을 넘기도 했다.

중소기업들은 환율 예측과 대응 역량이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고환율 국면에 대처가 늦어져 경영상 부담이 더욱 커질 우려도 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9월 발표한 ‘중소기업 환율 리스크 분석 연구’에 따르면 제조 중소기업의 영업이익 측면에서 환리스크(환차손익)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25% 수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 상승하면 환차손은 약 0.3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를 부추길 우려가 있고, 가뜩이나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물가까지 상방 압력을 받게 되면 자영업자들의 주머니 사정도 지금보다 더 악화할 우려도 나온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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