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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000일째로 접어든 19일(현지시간) 전쟁의 참상은 나날이 악화하고 있다. 그 와중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됐고 트럼프행정부 2기가 시작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자신이 당선되면 24시간 내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공언했으나 방법론은 도출되지 않았다.이 가운데, 북한군의 최근 러시아 파병 영향으로 임기 2개월 남은 미국 바이든행정부는 18일(현지시각) 미국산 지대지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부 표적을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장기간 교전에 전황이 국제전으로 확대하고 있는 양상인 것이다.
격화하고 있는 전황 속 러·우 전쟁 시사점과 전훈분석을 듣기 위해 전인범(예비역 육군 중장)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을 찾았다. 전 전 사령관은 스카이데일리에 “북한 군 파병 10만여 명이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 군에서 하루빨리 우크라이나에 참관단을 보내, 실전에서의 전훈과 전쟁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병된 북한군은 어떤 성격의 병력인가.
정예 병력으로 특수부대가 간 것이 맞다. 특수 작전 위주로 수행하는 부대이지만, 한국식 특전사를 떠올리는 것 보다 북한의 일반적 병보다 체력 좋고 무장이 되어 있는 정예 병력이 들어갔다고 보는 게 가장 맞을 것이다. 우리 군도 과거 미국 요청으로 베트남전에 약 35만 명을 보냈다. 당시도 지원자들을 우선 선별해서 파병했다.
북한 파병군 중 당장 전투 기본이 안 되어 있으면 부대·팀 전체가 손해를 본다. 그 때문에 나름의 자정작용을 통해 특수 부대 내에서도 선별해 파병했을 것이다. 북한 특수부대가 전체 20만여 명이다. 이들 중에 기본 전투력이 보장된 신장 170 이상 사상적으로 무장된 이들이 6개월 단위로 뽑혀 갔을 가능성이 높다.
나도 군에 있을 잡았던 무장 공비들 자폭하거나 자살하는 경우가 많았다. 단순 북한 군인이라고 못 배우고 가난하다고 무시할 게 아니다. 1953년 6·25 전쟁 전후 전투경험이 전혀 없는 북한 군인들이 실전 경험도 취득하게 된다. 북한군이 정신전력 혹은 기초 훈련 면에서는 상당히 괜찮은 편이다. 북한 전투력이 좋다는 소식이 오면 우리에게는 악수(惡手)다.
국가정보원이 지난달 18일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특수부대를 중심으로 한 1만2000명 4개 여단 규모 병력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10만 명까지 파병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1만 명을 시작으로 6개월 단위 로테이션을 한다고 보자. 10만 명이 소진되는 데 5년이 걸린다. 전쟁이 얼마나 갈지 몰라도 푸틴과 김정은은 전쟁 관련 최소 5년을 내다보고 병력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북한군은 파병 초기 동부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받았다. 러시아군은 북한군에 군사장비 사용법뿐만 아니라 무인기(드론) 조종 등 특수교육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부로 이동한 후 격전지인 쿠르스크 전장 등에 투입됐다. 다만, 러시아군조차도 제대로 된 기초 훈련도 못 받고 전선에 투입되는 경우가 매우 많다. 현재 언어 장벽도 있을 것이다. 무기 시스템 등도 러시아 것을 조달받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170㎜ M-1989 자주포 50문과 240㎜ 방사포(다연장로켓포) 20문 등을 러시아에 조달했다고 하는 데, 이들에게 익숙한 무기체계가 별도로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전에서 북한군 지위는 어떻게 되는가.
러시아 북한군 성격은 파병보다 용병으로 보는 게 정확하다. 우크라이나 현지 지인들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러시아 군복 입은 북한군부터 죽이겠다는 말이 횡행하고 있다 들었다. 실제 문제는 북한군이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의 인민군 참전이 아니라 러시아 군복을 입고 러시아군으로 러시아 지휘를 받아 참전하고 있다.
파병은 자국 편제 하에서 러시아군에서 북한 지휘를 받아 움직여야 한다. 현재는 정상적 파병도 아니고 교전 개입도 아니다. 법적으로 실전 투입 군인은 전투원 비전투원 민간인 용병 등이 나뉜다. 최근 미국 국방부 장관은 북한군을 용병이라고 지칭했다. 제네바협약(국제적 무력충돌의 희생자 보호에 관한 의정서) 협약 47조 2항 하에서 용병은 국제법상 전투원으로 인정되지 않고, 포로로 잡혀도 인도적 대우를 받을 수 없다.
또한, 제네바 협약으로 전쟁 포로로서 권리와 대우가 보장되는데, 북한군 관련해 여러 변수가 따라붙을 것이다. 추후에 우크라이나 포로와 교환되거나 혹은 본인 희망에 따라 제3국으로 가든가 하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있다. 우리 측의 심리전에 동원될 가능성도 있다. 포로로 잡히면 상대적으로 회유가 잘되는 편이다. 진실의 힘 앞에서는 굉장히 약하기 때문이다. 북한군이 포로가 된 다음에는 우리가 선의로 접근해 단순 심리전 이상의 보상을 약속하고 호의적이고 열린 태도를 보이는 게 중요하다.
-예상되는 내부 동요는 없는가.
김정은도 내부 결속 와해 리스크를 껴안고 북한군 파병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사상자가 많이 나오면 여론은 악화할 것이고 부상자들이 북한 내부로 들어와 불평불만을 하면 체제에 도전될 수 있다. 그런 것을 나름대로 감안하고 파병한 것으로 봐서 손익 계산이 철저했다.
러시아는 결과적으로 대북 경제 제재에 구멍을 냈고 북한은 먹고 사는 문제까지 해결했다. 러시아에서 지난해부터 식량과 연료가 북한에 대거 넘어갔을 거다. 외화벌이도 가능해진다. 게다가 국내 언론에서 주목하는 군사기술도 이전될 것이다. 국내에서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핵무기 기술만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지만, 러시아로부터 받을 기술은 훨씬 많다. 러시아에 있는 핵무기 과학자 몇 명만 매수해도 기술 전수는 쉽게 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러시아의 방공 미사일·레이더·전자전 노하우·드론 전력 등을 전수 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어차피 3년~5년 사이에 가지게 될 기술이다. 최악의 상황에는 미국에 한반도 문제 개입 시 핵무기 협박을 할 수도 있게 됐다.
북한도 가구별 다자녀가 아니라 인구가 귀하다. 그런 이들이 전장에서 사망할 경우 시체 가방에 담기거나 화장해서 뼛가루 북한에 들어올 것이다. 주민 동요가 생기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 보아야 한다. 북한은 6·25전쟁도 조국 해방운동에 참전했다며 평생 훈장을 주렁주렁 달아주는 군 문화가 있다.
게다가 초등·고등학교에서 미국하고 싸워서 조국을 수호했다는 교육을 계속 받았다. 참전 병사가 사망 시 러시아에서 몇만 불씩 보상해준다. 북한군은 한 달에 1달러도 월급으로 못 받는다. 러시아에서 용병 한 명당 2000불, 3000불씩 준다. 90%를 북한이 선공제해도 한 명당 200불을 받는다. 이도 대단한 인센티브다.
월남전 파병 당시를 돌이켜 보면, 우리 용사들도 영웅 시화되는 분위기가 있었다. 북한도 마찬가지로 10년씩 북한군에 있으며 방위만 할 바에야 실전 투입돼서 멋지게 싸우고 돌아오겠다고 정신 무장 된 병력도 있을 것이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선전·선동에 아주 능숙하다. 주민 동요도 내부 결속 명목으로, 점진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전쟁 조기종결 가능성은.
지금 우크라이나 상황이 상당히 좋지 않다. 우크라이나에서 처음 청년세대는 병력 동원하지 않겠다 했으나 지금은 그 세대의 어린 세대를 전쟁터로 보내고 있다. 서방 지원도 적시 적이지 못하다. 어제 필요했던 물자가 내일 들어가는 식이다. 그럼에도 전쟁 발발 후 수년간 실전 경험으로 자폭 드론 공격을 하거나 정예군 편성을 통한 수류탄 공격 등을 하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전쟁 조기 종결 리스크가 커졌다. 본인이 협상 대가라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조기에 종결하겠다는 이야기를 해 왔다.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을 끊어서 전쟁 종식에 그 동의하게 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푸틴에게는 미국이 무기 지원을 하지 않겠으니, 휴전을 종용하겠다는 게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70년 전 6·25 때 완전한 통일을 원했지만, 힘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주인이 아니었다. 젤렌스키도 전쟁 승리를 원하지만, 트럼프와 미 행정부 의사 때문에 전쟁을 일찍 끝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전 협정을 맺는다 하더라도 하나의 미봉책에 그칠 것이다. 푸틴은 일단 휴전을 할 수 있지만 길게 봤을 때 또 다른 나라에 쳐들어갈 수 있는 그런 야욕을 품을 수도 있다.
-우리 측에서 참관단이 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북한이 러시아에 보낸 1만 병력을 보냈으며 순환 배치로 10만 여 명을 보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우리 군에서 우크라이나에 일종의 옵저버 개념의 참관단을 보내는 것은 불가피해진 이유다. 다른 나라들도 모두 전훈 분석을 위해 참관단을 보낸다. 50명~100명 수준이면 된다. 이들은 실제 전투 상황을 관찰하고 전쟁 교훈을 습득하여 한국 군사정책에 녹여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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