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에 석유화학업계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석유화학 경쟁력 강화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기업은 인수합병(M&A) 규제 완화를 바라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독과점 우려로 M&A가 성사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석유화학기업 관계자는 28일 “불황을 타개하고 위해서 M&A가 쉬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치산업인 석유화학업계 특성상 독과점과 담합 논란으로 인수합병이 어렵다는 현실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석유화학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과점시장이다”면서 “정부가 산업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불황을 이겨내기 어렵다”고 한숨을 쉬었다.
사모펀드 업계도 M&A 규제 완화 필요성에 대해서 동감했다. 중국 기업의 저가 물량 공세에 한국 기업이 고사 직전이라며 정부가 규제를 풀지 않으면 석유화학 분야 강점을 잃을 위기라고 강조했다. 석유화학기업 M&A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모펀드 관계자는 “특수가스 분야 국내 1위인 SK스페셜티와 2위 효성화학 사업부가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면서 “어려운 상황에 매물로 나온 기업을 인수하려고 해도 공정위가 승인해주질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LG화학을 비롯해서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 등은 모두 3분기에 석유화학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기업이 공격적으로 증설하면서 석유화학 제품이 역대 최대 공급 과잉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몇몇 기업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공장이나 사업부를 매각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석유화학기업이 사업을 재편할 때 양도소득세 과세를 미뤄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상 독과점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지 협의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이 이뤄졌던 2010년대 공정거래법 적용을 한시적으로 유예해서 구조조정을 도왔고 임시조치법을 시행해서 공동투자․판매사를 설립하도록 지원했다.
산업부는 5월 M&A에 나서는 기업에게 양도세와 취득세 등을 감면해 주는 초안을 마련하고 구조조정에 나서는 기업에 대해 낮은 금리로 정책 자금을 지원하는 등 방안을 시사했다. “업계의 자율 재편 논의가 공전되고 있다”던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25일 “석유화학산업 재편과 관련해 연관 부처가 모두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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