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맘스터치 꼼수 정부 제도개선 비웃어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E fact > 창업&프랜차이즈

정부 5일부터 제도 개선 예고하자
맘스터치 가맹점에 계약서 변경 강요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03 15:00:00

▲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이 최근 가맹점주에게 보낸 계약 변경 합의서에는 총 89개 필수품목에 대해 직전 공급가격의 최대 15%를 넘지 않는다는 조항이 담겼다. 김나윤 기자

맘스터치와 버거킹의 꼼수는 정부가 마련한 제도 개선을 비웃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필수 재료를 가맹점에 독점 공급하면서 비싸게 판다. 가맹본부의 불공정 거래를 막고자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부터 필수품목 거래조건을 변경하려면 반드시 가맹점과 충분히 협의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그러나 맘스터치와 버거킹 등은 제도 시행을 앞두고 필수품목 가격을 가각 30%와 15%까지 올릴 수 있도록 계약 변경 합의서에 서명하라고 가맹점주에게 종용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3일 맘스터치와 버거킹이 프랜차이즈 필수품목 공급가격을 한 번에 15~30% 올릴 수 있도록 가맹점주들에게 계약서 변경을 강요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계약서 변경에 합의해서 계약 내용이 바뀌면 나중에 협의 할 때 불리해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서명을 거부하다가 가맹본부에 미움을 받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계약서 변경과 관련하여 묻자 맘스터치 홍보팀은 “(회사가) 계약서를 보냈는지에 대해서 모른다”면서 “사실을 확인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만 말했다.

맘스터치가 점주들에게 보낸 가맹계약서를 살펴보면 필수품목 공급가격을 변경할 경우 “인상폭은 기존 공급가격의 30%를 넘지 않도록 하는 수준에서 결정한다”고 명시했다. 구입 강제품목 가격을 한 번에 30%까지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맘스터치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필수품목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질타를 받았다.

이강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동전 맘스터치앤컴퍼니 대표에게 “맘스터치가 가맹점 매출 대비 가맹본사에서 가져가는 비율이 15%가 넘는다”면서 “매출 대비 본사 마진 비율이 프랜차이즈 업계 최고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맘스터치의 영업이익률은 2023년 연결기준 16.5%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버거킹(3.2%)·롯데리아(2.3%)보다 10% 이상 높다. 맥도날드가 영업이익 적자를 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맘스터치 필수품목 가격이 얼마나 비싼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맘스터치는 10월24일부터 메뉴 판매 가격을 최대 500원 인상해 비판을 자초했다. 가맹점주 수익성을 보장한다는 핑계로 소비자에게까지 부담을 전가했기 때문이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버거킹도 15%까지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계약 변경합의서를 가맹점주들에게 보냈다.

정부는 가맹본부 갑질을 막기 위해 필수품목 협의제를 반영한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했다. 필수품목 협의제는 가맹본부가 필수품목 계약서에 명시하고 거래조건을 불리하게 바꿀 때 점주들과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맘스터치와 버거킹의 꼼수는 제도 시행을 앞두고 가맹점주에게 갑질하고 있는 셈이다.

익명을 요청한 가맹점주는 불리한줄 알면서도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정부가 제도를 만들어 봤자 가맹본부가 꼼수로 피한다는 반응도 보였다. 그는 “가맹본부의 꼼수가 확산될 것이 뻔하다”며 혀를 찼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