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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법리적인 문제를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적으로는 약간 보수적인 경향이 있고, 학문적으로 고전과 현대를 병행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근자에 와서 대통령의 ‘내란’ 행위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여 이에 대해 학문적 견해에 한정해 의견을 피력해 보고자 한다.
우선 내란의 기본적인 의미는 ‘나라 안에서 정권을 차지하려고 벌이는 전쟁이나 병란(兵亂)’이다. 또한 그 핵심은 ‘정권을 차지하고자 하는 의도’에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미 정권을 잡고 있는 대통령이 내란을 일으킨다는 것은 의미상 앞뒤가 맞지 않는다. 다른 말로 ‘자국지란’이라고도 하는데, 이것도 ‘정권을 차지하려고 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다.
자신이 정권을 잡고 있는데 내란이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그에 대해 내란 음모자라고 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기들의 편의에 따라 단어의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한다. 언어가 갈수록 흉포화되어 가고 있다. 정치는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맡기고 단어는 언어학자들에게 맡겨야 한다. 나는 뭐 먹고 살라고…. 투덜투덜!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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