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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존슨 미 연방 하원의장(공화·루이지애나)이 119대 의회가 출범한 3일(현지시간) 의장으로 재선출됐다. 공화당 일각의 비토 분위기 때문에 우려되던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전화 지원사격’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알려지면서 의원들에 대한 막후 실력 및 수완 등 그의 당 장악력을 통해 강력한 차기 리더십을 다시 한 번 예고한 모양새가 됐다.
작년 11월5일 선거 결과에 따라 공화당은 전체 하원 435석(1석 공석) 중 219석을 얻었다. 과반을 겨우 1석 넘겨 민주당(215석)보다 단 4석 차이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따라서 반란표 2명만으로도 결과가 뒤집힐 수 있는데, 존슨이 그간 민주당 정부 예산안에 너무 유화적이었다는 점을 들어 직접적 내지 완곡하게 반대 의사를 표하던 당내 강경파가 10명 쯤으로 파악돼 존슨의 의장 재선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미 하원의장 선거는 이른바 ‘호명 투표’로 이뤄진다. 진행자가 재석 의원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면 호명된 의원이 지지 후보를 육성으로 밝히는 것이다. 당일 토마스 매시(켄터키), 랠프 노먼(사우스캐롤라이나), 키스 셀프(텍사스) 등 공화당 의원 3명이 이탈해 존슨은 과반 미달인 216표에 그칠 뻔했다.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몇 번이든 표결을 거듭해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움직였다.
4일 미 의회 전문 매체 더힐는 첫 투표 때 트럼프가 셀프·노먼 두 의원과 각각 전화 통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결국 ‘당선자 없음’으로 첫 표결 종결 선언이 나오기 직전 이들 두 의원은 ‘존슨 지지’로 입장을 바꿨으며 존슨이 정확히 과반인 218표를 확보하게 됐다. 트럼프가 “일을 더 오래 끌지 말자”며 존슨 지지를 요청했다는 노먼 의원의 뒷얘기도 알려졌다.
노먼이 폭스뉴스에 전한 바에 따르면 그날 그 순간 트럼프가 “골프치는 중”이라며 전화를 걸어와 별안간 “그런데 당신, 니키 헤일리를 찍었지”라고 말했다. 작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노먼이 헤일리 전 유엔 대사를 지지했던 일을 거론한 것이다. 헤일리는 트럼프가 콕 찍어 2기 행정부에서 공개 배제한 두 사람 중 하나다. 이 ‘은근한 압박’에 노먼은 일단 지적 내용을 인정한 후 “하지만 이제 당신과 함께하고 있으며 마이크 존슨과 같이 갈 것”이라고 답했다. 사실상 항복 선언이나 다름없다.
존슨 의장의 재선출 직후 트럼프가 “전례 없는 신뢰의 투표였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존슨 의장에 축하 메시지를 보내자 존슨 역시 “트럼프 대통령(당선인)은 가장 강력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당초 존슨 지지에 유보적이던 공화당 내 강경파 의원들의 입장 변화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당선인)에 대한 우리의 견고한 지지 때문이자 (6일로 예정된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대선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적시에 인증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번 119대 하원의장 선출 과정은 트럼프의 강력한 대(對)의회 영향력을 과시한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20일 취임식을 거쳐 트럼프가 백악관에 돌아오면 공화당은 행정부와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이른바 ‘통합정부’를 꾸리게 된다. 물론 하원 219석(공화당) 대 215석(민주당)의 박빙 우위가 향후 불안정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나 그때마다 트럼프의 대처 방식은 또 눈길을 끌 전망이다.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이 정부지출 삭감 추진 약속을 요구하는 등 계속 의장을 압박하고 있어 존슨의 행보가 주목된다. 상원의 경우 100석 중 공화당 52석·민주당 47석(민주당계의 무소속 2명 포함)으로 새 회기를 시작했다. 웨스트버지니아 주지사로 재임 중인 짐 저스티스 상원의원 당선인이 13일 주지사직을 마치고 합류하면 공화당 의석수는 53석으로 늘어난다. 당연직인 의장(부통령)을 더해 안정적 우위가 보장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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