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의회 예산안 기습 처리 후폭풍… 서대문구 “민생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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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 발의된 수정안으로 예산안 무산… 주요 사업 예산 줄줄이 삭감
민생 피해 현실화 가능성 커져… 구청장 “구의회 합의 정신 되살려야”

최영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05 10:39:31

▲ 서대문구의회에서 제304회 정례회 본회의를 진행 하고 있다. 서대문구

서대문구가 2025년 새해를 준예산 체제로 시작하면서 주민 복지와 주요 사업 추진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준예산’이란 지방자치법 제146조 및 지방재정법 제46조에 의거해 차기 회계연도가 개시되는 시점까지 의회에서 예산안이 의결되지 못한 경우 전년도 최종예산에 준해 집행하는 잠정적 예산을 말한다. 준예산은기관 운영과 필수 지출, 기존 승인된 사업의 지속에만 사용할 수 있어 신규 사업이나 확대된 예산 집행에는 한계가 있다.

2025년 서대문구 예산안은 구의회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거쳐 여야 합의로 사실상 확정된 상태였다. 지난달 17일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여야 3당 원내대표와 김양희 의장(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해 최종 합의안을 도출했으며, 본회의 의결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20일 열린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기존 합의안을 철회하고, 주요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한 수정동의안을 기습 발의하며 상황이 급변했다. 다른 당 의원들에게 논의 시간이나 사전 설명 없이 상정된 수정동의안은 과반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의 다수결로 강행 처리됐다.

이로 인해 교육환경 개선·노인일자리 창출·임산부 지원·장애인 복지 사업 등 주민 생활과 복지에 필수적인 예산이 줄줄이 삭감됐다. 구는 이를 ‘법적 절차를 무시한 날치기 처리’로 규정하며 지방자치법에 따라 재의를 요청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들의 거부로 재의는 성사되지 않았다.

준예산 체제가 지속되면서 민생 피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 계획된 서대문사랑상품권 발행·해충 방역사업·공동주택 안전점검 등 주요 사업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민생을 외면한 구의회 다수당의 명백한 횡포로 주민 복지와 생활 안전이 위협받을 위기에 봉착했지만 구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면서 어느 때보다 비상한 각오로 구정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구청장은 아울러 “구의회가 예산안에 대해 여야 합의를 이루었던 그 상생의 취지와 정신을 되살려 지금이라도 당초 합의대로 조속히 예산을 의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최영호 기자 cyh2@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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