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물가 비싸더라니… 월급 2.8% 늘었는데 물가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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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2년 연속으로 물가 상승률 밑돌아… 물가 ‘고공행진’ 영향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30 11:05:29

▲ 설 명절을 앞둔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배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근로자 월급보다 소비자물가가 더 큰 폭으로 올라 물가 부담이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소득과 물가상승률 격차는 금융 위기 이후 최대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30일 국회가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근로소득 1000분위 자료에 따르면 최근 집계된 2023년(귀속연도) 1인당 평균 근로소득(총급여 기준)은 4332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4213만 원이었던 1년 전과 비교하면 2.8%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가 본격화 한 2020년(2.3%)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근로소득 증가율은 2021년 5.1%까지 확대됐다가 2022년(4.7%)에 이어 2023년까지 2년 연속 둔화했다. 2.8%의 증가율은 최근 10년간 평균 증가율(3.6%)보다도 낮다.

이처럼 근로자 월급이 소폭 상승하는 동안 물가는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2023년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6% 상승했다. 2022년에 5.1%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2년 연속의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물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한 반면 근로자 월급은 ‘찔끔’ 오르는데 그치면서 근로소득과 소비자물가 간의 상승률 차이는 –0.8%p를 기록했다. 2022년(-0.4%p)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다. 근로소득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밑돈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2.0%) 이후 2022년이 처음이고, 이후 차이가 더 커졌다.

한편 2023년 근로소득자의 전체 세 부담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국회와 정부는 서민·중산층 세 부담 완화를 위해 5000만 원 이하 하위 2개 구간의 과세표준을 상향 조정하는 등 세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2023년 1인당 평균 결정세액은 428만 원으로 전년 대비 6만 원(-1.4%) 감소했다. 다만 세 부담 완화 효과는 중·하위 소득자보다는 최상위 소득자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소득자 중 최상위 0.1% 구간 2만852명의 1인당 평균 근로소득은 9억6004만 원이었다. 이 구간 1인당 평균 결정세액은 3억329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836만 원 감소(-5.2%)했다.

이에 반해 중위 50% 소득 구간 인원 20만8523명의 1인당 평균 근로소득은 3302만 원이었다. 이 구간 소득자들의 1인당 평균 결정세액은 29만2054만 원으로 전년 대비 0.9% 증가했다.

이처럼 근로소득자 2000만 명의 소득 증가세가 약해지고 물가를 고려한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소득의 마이너스 폭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근로소득자의 소득 향상을 지원하는 조세·재정정책이 강화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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