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반도체법 52시간 제외 여부, 아직 못 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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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노총 “李 대선행보 척도 될 것” 경고
노총 압력에 李 ‘우향우’ 행보 제동 걸리나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03 14:01:54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정책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용’을 앞세워 최근 ‘우향우’에 나섰다는 평가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반도체특별법 주요 쟁점인 주 52시간 근무 예외 조항(화이트칼라 이그젬션)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당일 양대 노총은 “대선 행보 척도가 될 것”이라며 반도체특별법 논의 중단을 이 대표에게 요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반도체특별법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돼 있었다.

민노총·한국노총은 “구태의연하고 시대착오적인 노동시간 적용 제외 도입 논의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금 발등에 불 떨어진 삼성전자와 달리 SK하이닉스는 장시간 노동 없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장시간 노동이 반도체 산업 경쟁력에 어떠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노총·한국노총은 “국가경쟁력을 도모하고 싶다면 먼저 해야 할 일은 경영 능력과 역량이 안 되는 경영진을 모조리 갈아치우고 사업장의 장시간 노동 관행을 혁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반도체특별법 처리 여부는 향후 이 대표 대선 행보의 척도이자 가늠자가 될 것”이라며 “오로지 정권 창출에만 혈안이 돼 친기업·반노동 정책을 추진한다면 노동자들 눈에는 윤석열정권과 매한가지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양대 노총 기자회견이 열린 이후 이 대표는 국회에서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 제외 어떻게’란 주제로 정책 디베이트(토론회)를 열었다. 반도체 연구·개발(R&D) 종사자의 주 52시간 상한제 적용 예외 조항을 중심으로 찬반 토론이 벌어졌다. 이 대표는 직접 좌장을 맡았다.

이 대표는 토론회 인사말에서 산업계의 반도체 R&D 종사자 주 52시간 적용 제외 요구에 대해 “사실 (이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영계·노동계의 찬반 의견을 청취한 이 대표는 노동계를 향해 “총 노동시간을 늘리자는 게 아니라 특정 연구·개발 시기에만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 문제를 해결하지는 것이니 노동계도 이 점을 전제로 얘기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경영계에 대해선 “개선하자는 게 너무 추상적이다. 일괄적으로 대통령령에 맡기면 어떻게 통제 가능하며 너무 잔인하게 될 수도 있지 않나. 노동자 동의라고 하는 것도 확실히 본인의 진짜 의지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며 “혹여 (예외 조항이) 탄 산업으로 확산되는 일종의 첫 출발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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