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 제로 아파트 추진… 에너지 절감 vs 초기 비용 부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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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2040년까지 신축 아파트 80만 가구 대상 추진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12 13:39:23

경기도가 2040년까지 신축 아파트 80만여 가구를 대상으로 태양광 발전‧AI 기술 등을 활용한 ‘관리비 제로’ 정책을 추진한다. 전기·냉난방비 절감을 위해 단계별로 재생에너지 활용과 AI 관리 시스템 도입이 확대될 예정이다. 그러나 초기 투자 비용 부담‧에너지 저장 문제‧관리 시스템의 복잡성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12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전날 화성 동탄2 A93블록 장기전세주택 현장에서 관리비 제로 아파트 정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김 지사는 “관리비 제로 아파트는 단순한 생활비 절감을 넘어 에너지 자립‧탄소중립 실현‧미래 먹거리 창출 등 국가적 과제와 맞닿아 있다”며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이를 위해 경기주택도시공사(GH)‧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수열·태양광 활용 에너지비용 제로 아파트’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협약했다.

경기도의 ‘관리비 제로 아파트’ 정책은 총 4단계로 추진된다. 1단계(2025년까지)에서는 18만 2000가구를 대상으로 단지 내 태양광 발전을 통해 공용 전기비를 제로화한다. 주차장 조명‧ 가로등‧엘리베이터‧경비실 등 공용 공간의 전력을 자체 생산하는 방식이다.

2단계(2030년까지)에서는 가정용 전기비까지 절감하는 ‘총 전기비용 제로화’가 추진된다. 고효율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 시스템을 확대 보급하고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거래를 활성화해 전기료 절감에 활용할 계획이다.

3단계(2040년까지)에서는 전기뿐만 아니라 냉난방 비용까지 제로화하는 ‘에너지비용 제로화’가 목표다. 하수‧폐수‧유출 지하수 등 수열 에너지를 적극 활용하고 AI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통해 재생에너지 생산·소비·저장을 최적화한다.

마지막 4단계에서는 AI 기반 아파트 관리 시스템과 로봇을 도입해 청소‧수리‧경비 등의 유지관리 비용을 절감하는 ‘관리비 완전 제로화’를 실현할 예정이다.

경기도의 계획이 실현된다면 입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를 통해 탄소 배출 감축과 에너지 자립에도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다.

우선 태양광 발전 시스템과 AI 기반 관리 시스템 구축에는 상당한 초기 비용이 필요하다. 이 비용이 아파트 분양가나 임대료에 반영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입주민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태양광 발전은 날씨와 환경에 따라 생산량이 변동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에너지 저장 기술이 필수적이지만 현재 기술로는 한계가 있다.

특히 AI 기반 관리 시스템 도입이 아파트 운영의 복잡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유지보수 비용이 증가할 경우 오히려 장기적으로 관리비가 상승할 수도 있다.

경기도는 하남 교산지구 내 임대주택 604가구를 대상으로 국내 최초 ‘수열·태양광 에너지비용 제로 아파트’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이 아파트는 광역상수원의 수열 에너지를 활용한 냉난방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비용을 50% 절감하고 나머지 50%는 태양광 발전으로 충당하는 방식이다. 준공 목표 시기는 2029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