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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 사모펀드의 ‘쥐어짜기’식 프랜차이즈 경영 방식이 치킨프랜차이즈 bhc치킨 가맹점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bhc를 인수 후 점주와의 상생보다는 납품가 인상·본사 부정행위를 지적한 가맹점주 가맹계약 해지 통보 등 점주와의 상생보다 본사의 이익을 먼저 추구해왔다. 이번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가 터지면서 MBK파트너스의 가맹점주 쥐어짜기 기업 운영 방식이 문제로 제기되면서 가맹점주의 협상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필수품목 과도한 인상… 공정위 과징금 부과
bhc치킨 대주주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다. 2018년부터 투자하기 시작해 현재 45% 지분을 보유해 실질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하면서 bhc치킨은 가맹점에 필수품목 가격을 과도하게 인상해 비판을 받아왔다. bhc치킨은 2021년 10월 약 10%, 12월 약 11% 인상하는 등 해바라기유 공급가를 두 달만에 21%나 인상해 ‘폭리’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2022년 7월에는 해바라기유 공급가를 9만7500원에서 14만6025원으로 61% 인상하면서 ‘과도한 폭리’라는 비난을 산 바 있다. 이에 대해 언론과 가맹점주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같은 달 12일 12만5750원으로 가격을 낮췄다.
또 타 프랜차이즈 치킨 본사보다도 가격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10월 기준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의 가맹점 공급가격을 보면 △bhc치킨은 15kg에 10만4000원(1kg당 6933원) △P사는 16.5kg에 7만9810원(1kg당 4836원)이다. bhc치킨이 가맹점에 공급하는 해바라기유 가격이 타사보다 1.4배 비싸다. 문제는 2023년 10월 당시 타사 제품인 오뚜기의 고올레산 해바라기유(15kg)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7만19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배송비를 포함한 bhc 본사 공급가인 10만4000원과는 3만2100원이 저렴해 가맹점주들의 비판을 받았다.
bhc은 2024년 6월 ‘고올레산 해바라기유’ 가맹점 공급가격을 4500원 인하했으며 2022년 7월 최고가 대비 43% 인하됐다고 밝혔다. 현재 가맹점에 공급되는 해바라기유 가격은 6만2790원(최고가 14만6025원)이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오뚜기 해바라기유 15kg이 6만4100원으로 판매되는데 bhc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가격과 비슷하다.
A가맹점주는 “2022년에는 본사가 식용유를 4만~5만 원에 대량 구매해 가맹점에 9만 원에 공급해 가맹점주들의 비판을 받았다”면서 “본사는 가맹점을 상대로 과도한 필수품목 납품을 통해 과도한 유통마진을 챙긴다”고 비판했다.
bhc치킨의 필수품목 과도한 인상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2023년 12월엔 △원재료(닭 포함) 13.8% △파우더 21.5% △소스 8.7% △사이드메뉴 12.7% △포장재 49.3%를 인상했다. 5개 품목 평균 인상률은 21.2%다.
특히 bhc치킨은 2024년 2월까지 국내산 닭고기를 사용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bhc은 2023년 5월부터 순살 메뉴(마법클·더블팝·골드킹·커리퀸·레드킹·못초킹·뿌링클·바삭클 순살치킨) 원료육을 브라질산 냉동육으로 교체해 사용해왔다. 수입산 냉동닭 단가는 kg당 2000~3000원으로 국내산 냉장육의 절반 수준이다.
문제는 bhc치킨이 2023년 12월 원부자재 가격·인건비·임대료 상승 등을 이유로 85개 메뉴 가격을 500~3000원 인상하면서 국내산 닭고기가 아닌 브라질산 닭고기를 쓴 메뉴 7개의 가격도 함께 올렸다. bhc치킨은 국내산보다 가격이 절반가량 저렴한 수입산 닭고기에 오히려 가격을 인상해 공급을 했다.
또 소비자가격을 올릴 때마다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자재 공급가도 인상했다. 실제 bhc치킨은 2023년 12월 치킨 소비자가격을 12.4% 올리면서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자재 공급가도 8.8% 인상했다. 특히 2021년 12월 소비자가격을 평균 7.8% 인상하면서 가맹점에 공급하는 핵심 품목들의 공급가를 최대 14.5% 인상했다.
B가맹점주는 본사가 소비자가격과 납품단가를 동시에 올린 것에 대해 “우리에게는 ‘이중고’”라며 “판매가를 올리면 소비자들은 거부감을 느끼게 되고, 우리 수익률도 개선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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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도 당시 성명에서 이와 관련해 “치킨 가격 상승으로 인해 매출 부담을 안아야 하는 가맹점에 이중 부담을 주면서 본사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의심스러운 결정이라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가맹점 수익을 위한다면 가맹점주 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치킨 가격 인상으로 구매를 외면했던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 더 합리적 결정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바일 쿠폰 수수료 부담도 가맹점에 전가하고 있다. 쿠폰 수수료율은 최대 약 7%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2만 원짜리 상품권을 쓰면 가맹점이 1400원 정도 수수료를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보통 프랜차이즈는 본사와 가맹점주가 쿠폰 수수료율을 5:5·6:4 비율로 부담하지만 bhc는 전부 가맹점에 부과하고 있다.
bhc치킨은 일방적으로 가맹계약을 해지하는 등 가맹점을 상대로 갑질을 벌이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제재를 받기도 했다. 공정위는 2023년 12월 가맹점주에게 일방적으로 가맹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물품 공급을 중단한 bhc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5000만 원을 부과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bhc는 2020년 10월 가맹점주에게 일방적으로 가맹계약을 해지하고 2021년 4월까지 운영에 필요한 식재료 등 물품 일체를 공급하지 않았다. 해당 가맹점주가 허위사실을 유포해 가맹본부에 피해를 입혔다는 이유였다.
당시 가맹점주는 bhc가 가맹점에 신선육이 아닌 냉동육을 공급하고, 광고와 달리 저품질 해바라기유를 쓴다고 주장했는데, bhc는 사실이 아니라며 가맹계약 해지로 대응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가맹점주의 주장은 근거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고 이로 인한 가맹계약 해지 역시 부당하다고 봤다.
사모펀드가 인수한 프랜차이즈의 갑질 문제가 심각해지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bhc치킨 가맹본부를 상대로 조사에 나섰다. 공정위는 작년 3월 bhc치킨 본사에 사관을 보내 가맹사업 운영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가 가맹점주의 동의 없이 필수 품목을 과도하게 지정하거나, 판촉 행사 비용을 전가하는 등 이른바 ‘갑질’을 했는지 조사했다.
가맹점 쥐어짜고… MBK 지배주주 배당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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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
bhc치킨이 가맹점에 과도한 폭리를 취하면서 경쟁사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bhc는 2019~21년 3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2022년 27.9%·2023년 22.4%로 영업이익률이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영업이익률이 10%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22년 기준 교촌 영업이익률은 3.2%, BBQ치킨은 11.7%이다.
매출과 영업이익도 매년 상승하고 있다. bhc 매출은 2019년 3186억 원에서 2023년 5356억 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 977억 원에서 2021년 1537억 원으로 상승했다가 2023년 1203억 원 소폭 감소했다. bhc치킨의 가맹점 수는 2019년 1518개에서 2023년 2291개로 늘었다.
주목할 점은 MBK파트너스는 막대한 배당금을 챙겼다는 거다.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에 오른 후 6년간(2018~2023년) bhc는 이익잉여금의 100%를 배당에 썼다. 배당금 추이를 보면 △2018년 438억 원 △2019년 496억 원 △2020년 406억 원 △2021년 750억 원 △2022년 1568억 원 △2023년 1359억 원을 실시했다. 가맹점주 쥐어짜기 논란이 일었던 2022년과 2023년엔 각각 1568억 원·1359억 원에 달하는 배당을 실시했다.
bhc치킨은 2023년 10월 국정감사 도마에도 올랐다. 당시 김경만 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bhc의 실질적 지배주주인 MBK파트너스를 질책한 바 있다. MBK파트너스가 bhc의 실질적 지배주주에 올라 지나친 이윤 추구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이 국감에서도 나온 것이다. 당시 국감에서는 과도한 영업이익률·잦은 원자재 비용 인상·고배당 등이 지적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5년간 영업이익 대비 배당비율은 84%에 달하는 등 천문학적인 배당을 유지하고 있다”며 “3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bhc가 거둔 영업이익 대부분을 주주들에게 배당한 것은 가맹점과의 상생 및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포기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맹점을 쥐어짜든 말든, 앞뒤 없는 가격 인상에 여론이 질타를 하든 말든 MBK파트너스는 ‘돈방석’에 올라앉은 셈이다.
MBK파트너스는 세계 3대 펀드사 칼라일에서 독립한 김병주 회장이 2005년경 설립한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중 한나다. 국내 연기금 등 주요 투자자인 국내 사모펀드와는 달리 테마섹(싱가폴·CPPIB·OTPP(이상 캐나다) 등 해외 연기금이 주요 투자자로 구성돼 있다. 한미캐피탈·KT 렌탈 (구 금호렌터카)·코웨이·두산공작기계·롯데카드 등을 인수한 후 매각 또는 매각 진행중에 있다. 최근에는 MBK파트너스가 대형마트 2위는 홈플러스를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해 질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최대 목적은 결국 단기적인 투자금 회수에 있다”면서 “사모펀드가 무리하게 인수금융을 일으켜 M&A에 나설 경우 기업의 본업 경쟁력이 저하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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