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말에 ‘내친김에’라는 것이 있다. 이왕 일을 시작한 김에 끝을 보자는 이야기다. “통장을 털어 떠난 여행이니 ‘내친김에’ 아프리카·남미까지 둘러보고 오자!” “어렵게 이성에게 말을 걸었으니 ‘내친김에’ 결혼까지 가 보자!” 등의 경우에 쓴다.
처음 일을 시작하는 것은 어렵지만 달리는 힘으로 하던 일을 진전시키는 것은 수월하다. ‘내친김에’의 자매품으로 ‘시작이 반이다’가 있다.
과거에는 자동차·선박·가전 등의 산업이 각기 분리돼 있었지만 반도체·빅데이터·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4차 산업시대에 들어서면서 각 산업이 긴밀한 연관을 갖게 되었다. 차를 생산하던 테슬라가 우주산업에 눈 돌린 것 역시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우주산업은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국가적인 장기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기술 혁신으로 발사체와 위성·로켓의 생산 비용이 낮아지면서 민간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접어들게 되었다.
지난해 6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보잉의 ‘스타라이너’에 우주비행사 2명을 태워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냈다. 하지만 스타라이너의 결함이 발견되면서 두 사람은 우주에 발이 묶이고 만다. 나사는 보잉 대신 다른 민간업체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드래건’을 이용해 그들을 데려오기로 결정한다.
19일 보도된 우주비행사 구출 작전은 한 편의 영화를 떠올리게 했다. 그들을 데리러 간 사람들까지 총 4명을 태운 우주선이 우주에서 캡슐을 분리해 내는 게 시작이었다.
분리된 우주 캡슐은 지구 궤도를 계속 맴돌았다. 대기권 진입에 최적의 속도를 찾기 위해서라고 했다. 캡슐이 대기를 파고드는 순간은 마치 별똥별 하나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지구의 푸른 하늘이 보이고 캡슐에서 낙하산 두 개가 펼쳐졌다. 그리고 낙하산 두 개가 더 펴졌다. 네 개의 낙하산이 하늘에 떠 있는 광경이 물속의 해파리를 연상시켰다.

잠시 후 해파리 날개가 크게 펄럭이는가 싶더니 우주 캡슐의 동체가 바다에 닿았다. 어디선가 돌고래 무리가 나타나 캡슐 주위를 맴돌기 시작한 게 하이라이트다. 마치 우주선의 무사 귀환을 축하하는 것 같지 않은가.
테슬라의 우주산업은 어디까지 달려갈까. 내친김에 화성까지 탐사하는 걸까. 내친김에 화성에 감자를 심고 쌀을 심어 지구인을 이주시키는 걸까. ‘내친김에’의 속도가 로켓급이다.
소설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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