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용의 바른 보험] ‘고아 계약’과 보험설계사 수수료 문제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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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지급 방식도 중요하지만 보험설계사들의 질적 향상이 뒷받침 되어야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5-22 00:02:50

최초 모집한 보험설계사가 그만두어 담당 설계사와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그냥 방치되는 보험 계약을 보험업계에선 ‘고아계약’

이라고 한다.

이러한 고아 계약 발생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보험설계사의 계약 체결에 따른 수수료 지급방식과 원모집자 퇴사 후 잔여 수수료 미지급 문제를 현재 금융당국이 심각하게 생각해 수정 발표했고, 또 지속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지난 16년여 동안 고아 계약과 관련한 사안들을 보며 느낀 것을 토대로 생각해 보면 수수료 관련 법안을 개정한다고 해서 과연 뭔가 더 나아지고 개선될지에 대해선 심히 의문이 든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앞선다.

고아 계약과 관련된 여러 이슈는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그리고 보험설계사들의 계약 체결에 따른 수수료를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지급함으로써 설계사가 고객 및 계약 관리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것도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해진 사안이다. 그런데 항상 나쁜 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좋은 예도 많다. 이러한 문제와는 전혀 상관없이 그저 열심히 진심을 다하는 보험설계사도 많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설계사가 생각보다 많은 것이 문제이고 무엇보다 고아 계약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보험회사 또는 보험대리점이 모든 책임을 현재 계약을 담당하고 있는 보험설계사 내지 해당 영업소에게 떠맡기듯 전가시키는 것이 고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하고 싶다. 연좌제도 아니고 해당 계약의 전후 사정을 전혀 모르는데 문제를 해결하라고 하면 이것부터 잘못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그러니 작은 민원도 더 커지기 마련이다. 결국 고아 계약에 손을 대서 새로운 계약으로 받아 내려고 하는 업계의 영업 관행도 조금은 돌아봐야 하는 문제다. 잿밥에 더 관심이 큰데 어떻게 염불을 왼단 말인가.

나름대로 보험 영업을 오래 하다 보니 규정이라고 정해 놓은 것들이 실상 현장에서는 무책임한 행동을 불러오기 좋은, 유명무실한 것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중 가장 문제 삼고 싶은 것이 바로 보험계약 담당자 이관과 관련된 제도다.

정말 고객들을 위한다면 처음에 만났던 보험설계사와의 좋지 않은 기억을 뒤로하고 좋은 보험설계사를 만날 수 있게 담당자 이관을 해주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현재 금융당국이 제재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보니 보험회사 또는 보험대리점 그리고 각 소속 영업소마다 하고 싶은 대로 한다. 말 그대로 주인장 마음대로다. 물론 잔여수수료가 남아 있을 경우 담당자 이관이 불가하다는 방침이 있지만 이것 또한 냉정히 말하면 누군가의 욕심이 만들어 낸 비합리적인 규정이라 생각한다.

빈번한 고아 계약 발생, 그 후속 조치에 대한 불만들과 현재의 보험 수수료 지급 체계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험업에 종사하며 누구보다 더 진심으로 이 업무를 묵묵히 하고 있는 한 명의 보험설계사로서 성숙하지 못한 보험업무 현장과 보험설계사 채용 시스템을 비롯한 영업 현장의 본질적인 문제들을 금융당국이 그 어떤 것보다 더 우선으로 생각하고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그리고 진심으로 보험 영업을 하는 수많은 보험설계사들은 지금도 수수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객이 중요하고 소중해서 현장에서 두 발로 뛰어다니며 영업을 한다는 것을 알아 줬으면 한다. 보험 계약 체결과 수수료 지급 방식에 대한 문제를 심도 있는 토의를 거쳐 결정한다고 해도 보험업계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보험설계사들의 질적 향상이 뒤를 받쳐 주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탁상공론은 무의미할 것이다. 그리고 결국 고객에게 진심을 다하는 보험설계사들만 살아남기 힘든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고아 계약과 관련된 여러가지 고민거리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부터 금융당국이 관심을 가져 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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