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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캄보디아에서 납치·감금됐던 한국 청년 3명을 구출했다고 밝힌 뒤 “그들은 피해자이자 가해자일 수 있지만 생명을 지키는 게 우선이었다”고 해명했다.현지 교민과 야권에서는 “정치적 영웅 서사로 포장된 자화자찬”이라며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그 청년들은 로맨스 스캠(연애 사기) 초기 단계에 가담했지만, 강압에 의해 머물렀던 피해자이기도 하다”며 “악의 소굴에 그대로 두면 생명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구출은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캄보디아 경찰에 구금된 사람 중 한국으로 오기를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며 “제가 구출한 세 사람은 초범들이었고, 모두 귀국을 원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15일부터 18일까지 민주당 재외국민안전대책단장 자격으로 캄보디아를 방문한 뒤, 18일 페이스북에 “감금됐던 청년 3명을 마침내 고국의 품으로 데려왔다”며 “첩보 영화를 찍는 심정으로 구출 작전을 펼쳤다.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원동력이 됐다”고 적었다.
그는 다음 날 기자회견에서도 “캄보디아 경찰과 고위 관계자를 직접 설득해 구출했다”고 자평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치인의 첫 임무는 국민 생명을 지키는 것”이라며 “구출 과정이 왜곡되지 않길 바란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일단 국민을 구하고, 그다음 범죄 책임을 국내에서 묻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일은 정부에서 캄보디아에서 보이스 피싱 등 범죄에 가담했다가 구금된 한국인 64명을 수갑을 채워 한국으로 송환한 날이다. 이들 중 59명은 캄보디아 당국의 사기 단지 검거 작전 때 붙잡혔다. 나머지 5명은 스스로 신고해 범죄 단지에서 구출됐다.
이 같은 김 의원의 글과 기자회견에 곧바로 현지 교민사회의 반발이 이어졌다. 캄보디아에서 사업 중인 교민 A씨는 SNS에 “그 청년은 구출 대상이 아니라 경찰이 조사해야 할 피의자에 가깝다”며 “문신이 선명한 인물을 ‘구출된 청년’으로 소개한 것은 교민사회에 충격을 줬다”고 비판했다. 그는 “몇 년간 조용히 수십 명을 구출해온 교민들도 가만히 있는데, 단 이틀 방문하고 ‘내가 구했다’며 홍보하는 건 정치 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야권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부와 여당이 렉카 유튜버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조용한 작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영웅 프레임’을 만든 것은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64명을 한꺼번에 송환하면 수사 공백이 생기고 일부 강력범죄자가 풀려날 수도 있다”며 “보여주기식 범죄자 송환으로 국민 안전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피의자 64명 중 5명이 석방됐다. 경찰은 5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4명은 석방했으며, 검찰은 1명에 대해 불청구 결정을 내렸다. 해당 피의자는 투자리딩방 사기 조직에 대포통장을 제공한 혐의로 서대문경찰서 수사를 받고 있다. 주요 혐의는 로맨스스캠·보이스피싱·리딩방 사기 등이며, 일부는 범죄단지에서 감금·폭행 피해를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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