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스트레스 DSR 앞두고 수도권 부동산 거래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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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팔리지도 않고 가격도 안 떨어져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21 11:31:49

▲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 본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스카이데일리

7월부터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서울 강북과 수도권 외곽 실수요자의 거래를 급격히 위축시킬 전망이다. 반면 강남권 등 지역은 대출 규제 영향이 제한적이어서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새 정부 정책 기대감이 맞물리며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거래는 줄고 가격은 버티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DSR은 개인이 매년 벌어들이는 소득에서 갚아야 할 모든 대출의 원금과 이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스트레스 DSR은 여기에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상황까지 가정해 적용하는 더 강화된 방식이다. 쉽게 말해 같은 소득이라도 실제 받을 수 있는 대출 금액이 더 줄어든다는 뜻이다.

이번 3단계 규제는 총 대출액이 1억 원을 넘는 경우까지 적용된다. 기존에는 2억 원 이상만 대상이었지만 7월부터는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지며 중산층과 실수요자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특히 서울 강북과 수도권 외곽 지역은 대출에 의존해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수요가 많아 이들 지역부터 거래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됐을 당시에도 서울과 수도권의 거래량은 규제 직전 ‘막차 수요’가 몰리며 급등했다가 시행 이후 급감한 바 있다. 올해도 6월까지는 분양과 매수 심리가 다소 살아날 수 있지만 7월 이후엔 다시 거래 절벽이 올 가능성이 있다.

반면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을 전망이다. 이들 지역은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투기 목적 거래가 제한돼 있어 DSR 강화의 영향이 덜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주요 지역은 자산가 중심 시장으로 재편된 지 오래”라며 “대출 의존도가 덜하기 때문에 선호 지역의 집값은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강남과 강북, 수도권 외곽 지역 간의 집값 격차를 더욱 벌려 부동산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다만 집값 자체가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새 정부의 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 여전한 주택 공급 부족 등은 집값을 떠받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을 두고 ‘거래는 줄고 가격은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한다.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는 “수도권은 공급 부족과 정책 기대감으로 가격이 버티는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결국 이번 3단계 DSR 시행은 실수요자들의 부담은 늘리면서도 전체 시장을 꺾기엔 역부족인 ‘엇박자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저가 지역은 위축되고 고가 지역은 버티는 이중적 흐름이 하반기에 나타날 수 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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