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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가 1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전액 미매각됐다. 극장 산업이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CGV가 재무 부담을 해소하고 시장 경쟁력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CGV는 최근 1.5년과 2년 만기 무보증사채를 발행해 단기 차입금 상환 재원을 마련하려 했으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단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했다. 지난해 시도했던 1200억 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절반 수준의 수요에 그쳤던 터라, 연속된 자금조달 실패가 재무 구조 개선에 부담을 주고 있다.
시장에서는 CGV의 높은 부채 의존도와 취약한 수익성이 이번 발행 실패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CGV의 올해 1분기 기준 연결 부채총계는 약 3조3835억 원, 자본총계는 5437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무려 622%에 달한다. 같은 기간 유동비율은 41.8%에 그쳐 단기 상환 여력이 충분하지 않고, 순차입금비율도 115%로 자기자본을 웃돈다.
특히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다. CGV의 이자보상비율은 0.18배로 통상 재무 안전선으로 여겨지는 1을 크게 밑돌아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최근 채권시장 흐름도 CGV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롯데손보의 후순위채 콜옵션 연기 이후 시장 전반이 BBB급 이하 회사채와 신종자본증권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면서, CGV처럼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은 자금조달이 한층 까다로워졌다. 앞서 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도 상당 부분을 주관사가 인수해 겨우 발행을 마쳤을 뿐, 투자 수요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극장업계 경쟁 구도도 부담이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합병을 추진할 경우 두 회사의 스크린 수는 약 1683개로, 현재 1346개를 운영 중인 CGV를 단숨에 앞서게 된다. 배급사 협상력과 주요 상권 점유에서 CGV가 다소 불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CGV가 과거처럼 무리한 점유율 확대 대신 기존 점포 수익성과 비용 구조 개선에 주력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시장은 그나마 실적 방어에 기여하고 있다. CGV는 중국, 베트남, 터키 등에서 약 450여 개 스크린을 운영 중이며, 특히 베트남과 터키 법인은 현지 시장 점유율 1~2위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해외법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2% 증가해 연결 실적에 보탬이 됐다. 다만 중국은 회복 속도가 더딘 데다 비용 구조 부담도 만만치 않아 전체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CGV는 VIP 라운지, 프리미엄관 확대, 자체 브랜드 F&B 강화 등으로 부대수익을 늘리며 코로나19 이후 급감했던 관객 수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를 연결 자회사로 편입해 자본총계를 늘리고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는 등 재무건전성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만으로는 구조적 리스크를 완전히 덮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신용평가사들은 높은 부채비율과 낮은 이자보상능력을 이유로 CGV를 BBB급 등급에 묶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추가 유상증자나 비핵심 자산 매각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CGV는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능력 모두 취약해 추가 재무개선 없이는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구조”라면서 “결국 본업의 수익성 강화와 함께 해외 시장에서의 수익성 확대, 강도 높은 재무 전략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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