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국내처럼 하면 오히려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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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계약조건 꼼꼼히 숙지해야 손해 없어”
지급일·환율·성과보수 기준… 대표 민원 소개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7-28 10:56:03

해외 금융상품 투자 열기가 고조되면서 관련 민원도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8일 실제 민원 사례를 제시하며 투자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김명수 금융감독원 분쟁조정3국 분쟁조정기획팀 선임은 “해외 투자를 시도하는 금융소비자가 늘면서 관련 민원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와 해외의 제도 차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상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분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사례를 통해 이러한 내용을 충분히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A씨는 미국 빅테크 중심의 액티브펀드에 투자했지만 나스닥 지수가 상승했음에도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치자 항의했다. 펀드에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대형 기술주가 포함돼 있었지만 실제 수익률은 나스닥 지수와 달리 움직였다. 펀드 수익률 산정 기준인 ‘기준가격’이 자산운용사 기준으로 산정되며 판매회사는 그 과정에 관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액티브펀드는 지수를 그대로 따르는 인덱스펀드와 달리 수익률이 지수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 운용 전략, 구성 종목, 운용보수 등 다양한 요소가 수익률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투자 전 이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지수와 연동된 수익을 원한다면 인덱스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보다 적합할 수 있다.

B는 ISA 계좌로 정기예금에 가입했으나, ISA 계좌의 만기일이 먼저 도래하면서 정기예금이 중도해지되면서 최초 약정한 이율보다 낮은 특별중도해지이율이 적용됐다. ISA 설명서에 명시된 내용이었으며 만기 도래 전에도 이메일과 문자로 사전 안내가 이뤄졌지만 B는 인지하지 못했다. 만약 B가 ISA 만기와 정기예금 만기를 일치시켰다면 예기치 못한 이자 손실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C는 펀드 환매 시 청구 당일 조회된 금액을 실제 환매금액으로 착각했다가 입금받은 후에야 차이를 인지하고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펀드 환매는 청구일이 아닌 기준일 가격이 적용되며 기준가격은 청구일 이후 제4영업일에 공고된다. 투자설명서와 환매 절차 안내에 명시돼 있었고 은행의 환매 업무 처리도 기준에 따라 적절히 이뤄진 것이었다. 투자자는 환매 시점과 실제 지급 시점의 차이를 사전에 인식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해외채권 투자도 마찬가지다. D는 브라질 국채에 투자한 뒤 약속된 날짜보다 이자가 늦게 지급됐고 당시 적용된 환율도 불리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업무처리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자 지급일이 자산운용설명서에 명시된 일정 내에 있었고 이자지급일 기준 환율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채권의 이자 지급은 단순한 날짜 약속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자금 송금 절차나 국내외 공휴일, 해외 결제기관의 관행 등에 따라 이자 발생일과 실제 지급일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환율 변동이 심한 시기에는 기대한 이자 수익과 실제 수익 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사전 이해가 필요하다.

해외 파생상품인 STOP/LIMIT 주문은 투자자가 손실을 제한하기 위해 사용하는 매도 방식이다. 그러나 가격이 급변하거나 거래량이 부족할 경우 원하는 가격에 체결되지 않을 수 있다. E는 금 선물 가격 하락에 대비해 지정가 매도 주문을 냈지만 해당 가격에 매수 물량이 없어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고 결국 손실을 입었다. 이는 주문 방식의 한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문제다.

미국 공모주 청약도 국내와 방식이 달라 주의가 필요하다. F는 국내 증권사의 청약대행 서비스를 이용해 청약에 참여했으나 한 주도 배정받지 못했고 환차손까지 떠안게 됐다. 미국은 주관사 재량으로 공모주가 배정되기 때문에, 증거금을 납부하더라도 주식을 반드시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이 과정에서 환전수수료, 이자 등 금융비용도 발생할 수 있어 투자자는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투자일임계약 역시 세부 조건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G는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일임계좌에서 달러 기준으로는 손실이 났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환차익이 발생해 성과보수를 납부하게 됐다. 이후 성과보수 반환을 요구했지만, 약정서와 설명서에 성과보수를 원화 기준으로 산정한다고 명시돼 있었기 때문에 민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선임은 “금융기관 직원의 설명을 듣고 투자하는 경우도 있지만 비대면 계약이 많은 현실에서 결국 투자자가 스스로 내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국내 투자에 익숙한 일부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에도 동일한 방식이 적용된다고 생각해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약관과 설명서에 관련 정보가 충분히 명시돼 있는 만큼 투자 전에 이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세희 기자 sa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해외채권투자 #액티브펀드 #투자일임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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