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1º
습도 70%
수원 32º
습도 70%
춘천 33º
습도 60%
강릉 33º
습도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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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내리고 나면 찜통 더위라는 표현이 적당할 정도로 날씨가 후텁지근해진다. 과거에 미국인 교수와 길을 걷다가 “후텁지근하다”고 했더니 처음 듣는 단어라는 식으로 묘한 표정을 지었다.
미국에는 이런 날씨가 없느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습하고 더운 날씨는 미국에 거의 없다”고 했다. 그럼 이런 날씨는 영어로 뭐라고 하느냐고 물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그는 ‘sultry 혹은 humid’라고 할 수는 있지만 적당한 표현은 아니라고 했다. 사실 ‘후텁지근’한 것은 ‘습한 것’과는 다르다. ‘후텁지근하다‘는 것은 기분이 나쁠 정도로 습기가 많고 무더운 기운이 있다는 뜻으로 ‘sultry(무더운)’와도 엄청 차이가 있는 말이다.
그래서 ‘후텁지근하다’는 우리말에만 있는 고유한 표현이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후텁지근하다’는 말을 상당히 자주 사용하는데. 이것이 외국인에게는 어려운 말인 모양이다.
국립국어원의 ‘우리말샘’에는 ‘조금 불쾌할 정도로 끈끈하고 무더운 기운이 있다’ ‘속이 시원하지 아니하고 답답하다(북한어)’라고 나와 있다. 북한에서는 아마 속이 답답할 때 “후텁지근하다”고 표현하는 모양이다.
예문을 통해 단어의 의미를 확장해 보자.
“장마철이 되자 끈적끈적하고 후텁지근한 공기가 짜증 나게 했다.”
“집을 나서자마자 후텁지근한 열대 바람이 훅훅 불어 온다.”
장맛비가 그치고 나니 정말 후텁지근한 날씨의 진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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