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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권성동 청탁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첫 공개 출석을 요구했다. 한 총재는 정치자금 1억원 제공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고가 선물 청탁에 개입한 혐의를 받으며 통일교 차원의 조직적 연루 의혹까지 불거진 상태다. 오는 11일 한 총재가 포토라인에 설 경우 통일교 총재가 피의자 신분으로 공개 소환되는 사상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특검팀은 한 총재가 2022년 1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구속기소)와 공모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하며 정부 지원을 청탁했다고 보고 있다. 이어 같은 해 4∼7월에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을 제공하며 교단 현안을 밀어붙였다는 혐의도 추가됐다.
특검은 앞서 한 총재의 거처인 ‘천원궁’과 서울 용산구 한국본부 등 통일교 시설 10여 곳을 압수수색했고 권 의원과 전 씨 등을 잇따라 소환 조사했다. 윤 씨 공소장에는 금품 제공 행위가 한 총재의 승인 아래 이뤄졌다는 진술이 담겼고 김 여사 공소장에는 한 총재가 ‘정교일치’를 목표로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접근했다는 서술이 포함됐다. 한 총재가 사건의 정점이라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이에 통일교 측은 “윤 씨 개인의 일탈일 뿐 교단 차원의 개입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특검은 한 총재를 직접 조사해야만 사건의 실체를 밝힐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총재 측은 최근 심장 시술 등을 이유로 출석을 미루려 했지만 특검은 “서면조사나 방문조사는 검토하지 않는다”며 원칙적 대응을 밝혔다.
한 총재가 11일 특검의 재소환 요구에 응할 경우 대중 앞에 선 그의 모습은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과거 통일교 창시자인 고(故) 문선명 총재가 수감 생활을 했던 적은 있으나 피의자 신분으로 공개 소환되는 장면은 없었다. 이번 공개 출석은 통일교 권력의 정점이 사법적 심판대에 서는 역사적 순간이 된다.
통일교는 전관 출신 검찰·법관을 영입하며 강력한 방어 태세로 맞섰지만 역부족이다. 오광수 전 민정수석의 변호인단 합류가 논란을 일으켜 사임하는 등 방어 전략마저 삐걱거리고 있다.
이번 한학자 총재의 공개 출석은 권력과 종교가 얽힌 청탁 의혹의 본질을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한 총재가 불출석을 고집한다면 통일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의 압박은 한층 커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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