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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고독론의 아버지 요한 치머만의 ‘솔리튜드’가 국내에 소개됐다. ‘고독’에 대한 인식이나 담론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18세기 후반의 저서로 쇼펜하우어보다 60년 앞서 ‘고독’과 ‘자발적 외로움’의 필요를 역설한다.
프로이센 프리드리히 대왕의 주치의였던 치머만은 임상 현장에서 목격한 수많은 사례와 방대한 독서를 통해 습득한 역사 지식에 기반해 고독 연구에 몰두했다.
책이 출간되자 당대 지식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 광적 팬덤을 형성하며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되었다고 한다.
치머만에 따르면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 완전히 고립되어서는 건강히 살아갈 수 없다. 다만 누구에게나 ‘일시적인 은둔’은 필요하다.
학업을 위해, 자기 발전을 위해,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 다친 마음에 휴식을 주기 위해 오롯이 나를 바라보는 고독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책은 고독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지 못한 자들이 역사에서 보인 수많은 실패의 모습, 반대로 너무나 은둔을 추구했기에 망가져 버린 이들을 통해 고독의 위험성을 환기시킨다.
그렇다고 치머만이 고독의 달콤함만 예찬하는 고독 만능주의자는 아니었다. 오히려 고독을 넘어 고립된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했다.
그는 고독의 치명적인 단점과 사회 활동의 필요성을 동시에 언급하면서 결국 둘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 행복을 위한 핵심 요소라고 말한다.
“명확한 사실은 나의 경우 일상다반사와 직업적 의무를 잠시 내려두고 여유를 즐길 때 가장 숭고하고 만족스러운 고독의 기쁨을 체감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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