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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인수 후보자를 찾지 못하면서 회생계획안 제출 시한을 두 달 더 미루게 됐다. 업계는 자금 압박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폐점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8일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기존 9월 10일에서 11월 10일로 연장했다.
당초 홈플러스는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통해 인수 후보자를 확보한 뒤 회생계획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었다. 지난 9월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아 최종 인수자를 확정하고, 10월 중 계획안을 제출하려 했지만 끝내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법원에 제출 기한 연장을 신청했고, 이는 두 번째 연기다.
자금난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점포 폐점 시기를 계획보다 앞당기는 결정을 내렸다. 임대료 협상이 결렬된 15개 점포를 내년 5월까지 순차 폐점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지난 3일 직원들에게는 올해 11~12월로 시점을 앞당긴다고 통보했다.
이는 현금 흐름이 예상보다 악화됐음을 보여준다. 업계 역시 최근 폐점 결정의 배경에 자금 경색이 있다고 분석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조기 폐점은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된 결과”라며 “만약 인수 예정자가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면 추가 점포 축소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점포 수 축소는 불가피하다. 현재 125곳인 홈플러스 점포는 내년 상반기까지 106곳으로 줄어든다. 이로써 이마트(133곳)와 롯데마트(112곳)에 이어 2위였던 홈플러스는 3위로 내려앉게 된다.
업계는 만약 임대계약 만료 매장까지 정리될 경우, 점포 수가 100곳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수원영통점, 천안점, 포항죽도점 등 일부 매장은 2027~2028년 사이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어 향후 폐점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형마트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홈플러스의 폐점 지역 다수는 이마트와 롯데마트 매장과 상권이 겹쳐 있다. 이 때문에 경쟁사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대형마트 상권은 인구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어 한 매장이 문을 닫으면 주변 경쟁사가 매출을 흡수하는 구조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매장 축소가 장기적으로 이마트·롯데마트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점포 폐점은 회생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반드시 회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10만 명의 삶의 터전인 홈플러스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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