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9º
습도 55%
광주 22º
습도 70%
)
수업시간에 ‘되모시’ 이야기를 했더니 학생들의 표정이 냉랭했다. 순우리말을 이야기하는데, 무슨 말인지 몰라서 어리둥절해 하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돌싱(돌아온 싱글)’이라고 했더니 “아하!” 하면서 웃었다.
참으로 이상하다. 우리말을 못 알아듣고 요즘 유행하는 이상한 말만 알고 있으니 강의하는 필자가 오히려 민망해졌다.
우리말로 ‘되모시’란 ‘이혼하고 나서 다시 처녀 행세를 하는 여자’를 이르는 단어다. 하필이면 왜 여자만 해당되는가는 모르겠지만 과거에도 이런 부류의 여인이 많았던 것으로 추측한다. 예문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너랑 헤어진 그 여자가 되모시 행세를 하고 다니는 것을 봤어.
바람 부는 화개골 다시 찾는 되모시 / 씻어도 빨아도 지울 수 없었던
평생을 널어 말려도 바래지 않는 / 핏빛 진한 사랑의 얼룩(윤석주, ‘되세떼’ 중에서)
시에서는 되모시가 그리움의 대상이 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돌싱’이라는 말보다는 ‘되모시’라는 말이 훨씬 아름답고 듣기 좋은데, 굳이 왜 우리말과 영어를 섞어서 쓰는지 모르겠다. 남자와 여자를 모두 공평하게 하려고 그랬던 것인가? 돌싱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별이나 이혼 따위로 혼자가 된 사람’이라고 되어 있지만 규범 표기는 아직 없다. 그냥 ‘되모시’라고 하자. 투덜투덜!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