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9º
습도 55%
광주 22º
습도 70%
)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가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쌀, 감자, 사과 등 주요 농산물은 지난해보다 20~30% 이상 가격이 뛰었고, 소고기와 계란 등 축산물까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성수품 공급 확대와 할인 지원책을 내놨지만, 체감 물가 안정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집계한 최근 주요 품목 도매가격에 따르면, 19일 기준 쌀(20kg)은 5만6333원으로 전년 대비 28.8% 올랐다. 서민 주식인 쌀값이 20% 후반대 상승률을 보이면서 장바구니 부담의 중심에 섰다.
감자(1kg)도 1969원으로 30.9% 급등해 전체 조사 품목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름철 이상기후로 작황이 줄고 저장 물량까지 부족해진 것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채소류 가격 상승도 두드러졌다. 깐마늘(1kg)은 7717원으로 8.9% 올랐고, 가지(8kg)는 1만9283원으로 30.7% 치솟았다. 새송이버섯(2kg)은 7646원으로 17.7%, 사과(10kg·중)는 3만5038원으로 21.7%, 토마토(5kg)는 3만8800원으로 15.2%, 복숭아(4kg)는 2만4084원으로 10.7% 각각 상승했다. 과일류와 채소류가 동시에 오르면서 추석 차례상 준비 비용이 전반적으로 커졌다.
축산물도 상승세를 피해가지 못했다. 소고기(1kg·지육, 등외 제외)는 1만9627원으로 6.9% 올랐고, 계란(특란 30개)은 5822원으로 14.2% 상승했다. 최근 사료 가격이 안정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여름철 폭염으로 산란율이 줄어든 것이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이번 물가 급등을 이상기후, 생산량 감소, 물류비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본다. 특히 장마와 폭염이 이어진 7~8월 농산물 피해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추석 성수기 수요와 겹쳐 가격이 단기간에 뛰었다는 분석이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추석을 앞두고 쌀·배추·무·사과·배 등 20대 성수품 공급량을 평시보다 최대 1.5배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을 제공해 소비자 체감 물가를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농협과 산지조직을 통한 비축 물량 방출, 공영도매시장 경매 물량 확대도 병행된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체감은 여전히 다르다.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사랑(가명)씨는 “정부 할인쿠폰을 받아도 쌀, 과일, 채소 가격이 너무 올라 예년보다 장바구니 물가가 훨씬 무겁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기 대책만으로는 물가 불안을 잡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추석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 공급 확대는 가격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기후 리스크와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이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수급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입 농산물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경우 국제 시세와 환율 변동에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실제로 감자, 마늘 등은 국내 작황 부진이 수입 물량으로 대체되지 못하면서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추석 물가 상승은 단순히 명절 한철 문제가 아니라 연중 농산물 수급 체계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되느냐와 직결된다”며 “정부는 생산·유통·수입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물가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