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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정부가 지난 2년간 가자지구 등지에서 치러온 전쟁의 이름을 바꿔 부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18일(현지 시간) 와이넷·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내각은 19일 회의를 열어 그간 ‘철검(鐵劍) 전쟁’이라고 부르던 자국의 군사작전 명칭을 ‘부흥 전쟁’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 “2023년 10월7일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살인적인 공격이 촉발해 7개 전선으로 확대된 이 전쟁이 향후 ‘부흥 전쟁’으로 불릴 것”이라는 제안 취지가 담긴 안건이다.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이 회의에서 이 안건을 직접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번 전쟁이 자국을 기습해 민간인들을 살해·납치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소탕 차원을 넘어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레바논·시리아·예멘·이라크·이란의 반(反)이스라엘 세력을 상대로 확전된 것이자 ‘이스라엘 회복’이라는 의미를 적극 부여한 시도로 읽힌다. 명칭 변경 시도 자체가 2년여에 걸친 전쟁의 사실상 종식을 상징하는 움직임일 수 있지만, 이번 전쟁의 해석이란 결국 국가의 방향과 존재 방식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전쟁 발발 직후 이스라엘군이 내놓은 작전명 ‘철검’을 그냥 쓰면서도 네타냐후가 줄곧 불만스러워 했다고 한다. 이에 총리 본인이 작년 10월7일 전쟁 만 1년 추모 크네세트(의회) 행사 때 전쟁명 변경을 제안했으나 인질 가족 관련 단체들이 “인질의 귀환 없이 부흥은 없다”며 반대 의사를 밝혀 좌절됐다. 이후 전쟁 발발 시점인 유대 명절 수코트(초막절)의 마지막날을 가리키는 ‘심하트토라 전쟁’ ‘10월7일 전쟁’ 등 대안이 제시됐다. 수코트 마지막날 유대인들이 성서 모세오경 가운데 창세기 첫 부분을 읽어 온 전통에 착안한 ‘창세기 전쟁’ 명명을 네타냐후가 선호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작년 1주년 자리에서 이스라엘 제1야당 예시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는 이런 내각의 방침에 대해 “부흥을 원하느냐” 질문을 던진 후 “그럼 간단한 것부터 시작하라, 사과하라”고 꼬집었다. 하마스 기습을 대비하지 못한 현 정부의 책임을 부각시킨 것이다. 한편 전쟁 명칭을 바꿀 경우 총 200만셰켈(약 8억6000만 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현지 공영방송 칸에선 추산했다. 이스라엘은 국가 규모가 작아도 매우 정밀한 행정 절차를 가져 이 같은 상징 변경이 곧장 행정·법적 비용으로 직결된다.
전쟁 명칭이 공식 변경되면 정부 각 부처·군 전산망, 국방기록시스템 등 수십 개의 데이터베이스를 전부 손봐야 한다. 이번 전쟁 관련 보훈·유족연금·보상금 지급 기준서, 병사 기록, 희생자 증서, 보험 서류를 비롯해 군 웹사이트, 홍보 영상, SNS 계정, 교육자료, 다국어판 브로셔 수정에서, 유엔 국제기구와 국내외 언론용 보도자료, 외교문서, 영어·아랍어·프랑스어 버전 등 언어별 교체 작업에 이르기까지 돈이 든다. 군사기념관, 예루살렘 야드바셈 등 박물관의 전시 설명문 역시 교체 대상이다. 또 이 모든 게 보안 승인 및 테스트 절차가 필요해 엔지니어링 인건비도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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