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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20일 열린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귀화자에 대한 병역의무 부과 문제를 집중 추궁하며 정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병역자원 감소가 심화되는 가운데 귀화자에게 현역 복무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제도가 국민적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20일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현역 입영 대상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귀화자는 복무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며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 병역의 의무를 지는데, 이건 차별 아닌가. 너무 행정 편의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홍소영 병무청장은 “병역의무 부과는 좀 더 고민해보겠다”고 답했지만, 김 의원은 “가고 싶다고 가고, 안 가고 싶다고 안 가는 게 말이 되느냐”며 “현역 자원이 충분하다면 몰라도 부족하다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인환 병역자원국장이 “국민감정을 확인하겠다”거나 “군에서는 지휘 부담을 우려한다”고 설명하자, 김 의원은 “국민감정이 안 좋으면 국민개병제에서 예외가 되느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육군 중장 출신인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도 이에 동조하며 “입영 여부를 선택하게 하는 건 군권(軍權)을 가진 국가의 태도가 아니다”라며 “야전부대 부담 운운하는 건 다 핑계”라고 비판했다. 그는 “영주권을 취득한 외국인에게 3년이 지나면 지방선거 투표권을 주는데, 귀화자에게 병역의무는 면제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그런 논리로는 병력난을 해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여야가 한목소리로 제도 개선을 촉구하자 홍 병무청장은 “의원님들 말씀에 공감한다”며 “병역자원 감소 시기에 귀화자의 병역의무 문제는 다시 논의할 때가 됐다고 본다.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방위원회는 귀화자 병역 문제 외에도 △동원훈련 응소율 하락 △상근예비역의 현역 편입 △현역병 정신건강 관리 등 실효적인 병역자원 관리 대책 마련을 병무청에 주문했다.
홍 청장은 모두발언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공정한 병무행정 구현을 목표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병역면탈 범죄의 지능화·다양화, 인구감소에 따른 자원 수급 악화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병무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병역면탈로 유죄 판결을 받은 169명 가운데 37명(약 22%)이 사회복무요원 소집판정을, 8명(약 5%)이 면제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 의원은 “병역면탈로 처벌받은 이들이 오히려 일반 청년보다 높은 비율로 면제 판정을 받는 건 병무행정 신뢰를 뿌리째 흔드는 제도적 허점”이라고 지적했다.
BTS도 군대갔는데, 국내 콩쿠르만 우승해도 군면제
병역특례제도의 형평성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혜택이 국내 개최 대회 입상자에게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며 “세계 3대 피아노 경연인 쇼팽 콩쿠르와 나란히 국내 ‘무늬만 국제대회’ 입상자도 군 면제를 받는 건 불합리하다”고 비판했다.
성 의원은 “노벨상이나 그래미상 수상자는 병역 면제 대상이 아니면서, 국내 콩쿠르 입상자는 면제를 받는다”며 “방탄소년단(BTS)처럼 56조 원의 경제 효과를 낸 인물들도 면제받지 못했는데, 이를 공정하다고 보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홍 청장은 “공정성에 의문이 있다”며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홍 청장은 “최근 변화하는 안보환경과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병역이행 체계를 개선하고, 병역의무자 한 사람 한 사람의 권리와 의무가 균형을 이루는 제도를 만들겠다”며 “병역이 자랑스러운 나라,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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