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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의 해외 ‘황제출장’ 의혹을 두고 내부 반발이 정점을 치닫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12일 성명을 통해 “MBC 보도로 드러난 고가 스위트룸 투숙과 전임자 2배 수준의 출장비 등은 공직 윤리를 저버린 후안무치한 행태다. 기관장 자격이 없다”며 “내부 규정 상한의 4배에 달하는 숙박비 지출, 총 11차례 해외출장에 4억3000만 원 규모의 비용을 사용하고도 실질 경영 성과는 전무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비슷한 시기에 임기가 만료돼 스스로 물러난 산업은행 회장·수출입 은행장과 달리, 신보 이사장은 8월 말에 임기가 끝났음에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사퇴를 강력 촉구했다.
논란의 기폭제는 방송 보도였다. 10일 MBC는 이사장이 2023년 몽골 출장과 올해 초 미국 워싱턴DC 출장에서 1박에 100만 원대 스위트룸을 이용했고 일정 변경으로 환불받지 못한 숙박비까지 포함해 고액을 지출했다고 보도했다. 신보 내부 규정상 이사장 숙박비는 하루 25만 원 안팎이지만 ‘실비 청구 예외’를 활용해 4배를 남겼다는 지적이다. 해당 보도는 2022년 임명 이후 최근까지 해외출장 횟수는 11회, 수행원 포함 총 비용이 약 4억3000만 원으로 전임자 대비 2배 수준이라고 전했다.
신보 측은 “내부 규정에 따라 출장비를 집행했으며 양자회담을 위한 회의실 이용 등 업무 필요에 따라 지출된 비용”이라며 “환율과 해외 물가가 급등하면서 전임자 시절보다 출장비가 증가했다”고 해명했다.
후폭풍은 곧바로 국회로 번졌다. 지난달 23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신용보증기금의 인사·보수·윤리 관리 전반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최근 5년간 성 비위·음주운전 등 중징계자에게도 성과급이 지급됐고, 정직 처분자에게 보수 지급 사례가 확인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징계 대상자에게 성과평가 ‘A 등급’을 부여한 사례까지 거론되자, 이사장은 “정부 지침을 미흡하게 이행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보증제도 운용의 건전성 논란도 불거졌다. 장기 보증을 이용하는 기업의 절반 이상이 부실 위험군으로 분류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불법 대출 알선 의혹과 내부통제 부실 의혹에 대한 후속조치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에선 “부정수급자·브로커 고발 및 내부 연루자 감사가 미진하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여론의 뭇매를 맞는 이유는 ‘반복’ 때문이다. 신보는 과거에도 낙하산·관치 인사 논란으로 신뢰가 훼손됐다. 2018년 당시 이사장이 임기 중 돌연 사의를 표명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인사 개입 논란이 불거졌고 내부에선 ‘관치’라는 반발이 잇따랐다. 이후에도 인사검증 부실, 상임이사 선임 절차의 졸속 논란, 내부 노사갈등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며 불신을 자초했다.
아울러 공공기관의 윤리·성과관리 기준과 배치되는 사례도 확인됐다. 최근 시민단체와 언론의 분석에 따르면 신보는 지난 5년간 중대한 비위를 저지른 직원에게도 성과급을 지급한 사례가 다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단죄해야 할 국정감사가 정쟁에 묻혀 실효성’을 잃었다는 비판 속에서도 신보의 사례는 ‘최소한의 내부통제와 책임경영 사수’라는 원칙을 재확인시켰다.
노조는 “기관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방만 경영을 끝내고 신뢰의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며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새 이사장 선임과 투명한 경영체계 복원을 촉구했다. 동시에 정부와 감독당국에는 신보의 인사·보수·출장·구매 등 전 과정에 대한 상시 점검과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아울러 “신보가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마지막 안전망이라는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내부통제 정비와 책임 있는 리더십, 국회·감독당국의 실효적 감시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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