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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구원이 현행 불완전판매 통계를 소비자가 실제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공시 구조로 재설계할 것을 제언했다.
김동겸 연구위원은 13일 발간한 ‘소비자보호 평가지표 개선과제 최고경영자(CEO) 리포트 11호’에서 소비자보호 관련평가 지표와 공시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분석하고 소비자가 실제로 이해·비교·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개선 필요성을 제시했다.
핵심 지표로 쓰여 온 불완전판매 비율이 지나치게 낮아지고 회사 간 편차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비교와 감시 기능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진단이다. 보험연구원은 불완전판매 통계를 피해규모·사유·책임주체까지 포함하는 입체 공시로 개편하고 결과 중심의 평가지표로 평가하자고 제안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불완전판매 비율은 제도 초기에 비해 급락했다. 생명보험은 2011년 1.24%에서 2024년 0.05%로, 같은 기간 손해보험은 0.41%에서 0.02%로 낮아졌다. 수치상으로는 모범적이다. 그러나 회사 간 격차가 미미하고 불완전판매 자체의 발생 빈도도 낮아지면서 누가 더 잘하고 못하는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을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불완전판매 통계는 해지·무효 처리된 계약 중심으로 집계돼 취소까지 이어지지 않은 피해는 포착하기 어려우며 동일 지표 안에 설명의무 위반, 청약서 누락, 적합성·적정성 미흡 등 서로 다른 원인이 섞여 개선 방향을 도출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리포트는 또 설계사·대리점·보험사 본사 등 불완전판매의 책임 주체를 가려내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며, 단일 비율을 강조하기보다 건수·금액 등의 피해 규모, 사유별 분류, 책임주체 구분 등을 보여줄 수 있는 구조를 도입하자고 제언했다. 덧붙여 공시 항목이 누적될수록 소비자는 핵심 정보를 가려내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려워지고 정보가 과부화돼 선택을 회피하게 되거나 단순기준에 의존하는 현상에 빠질 수 있다는 점도 경계했다.
특히 고령층에서 공시 활용도가 낮고 보험상품 가입 시 설계사의 과거 판매이력 정보를 확인하는 제도 역시 소비자 절반 이상이 이를 알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제도를 활용한 소비자는 약 25% 수준에 불과했다. 평가제표 공시제도의 접근성과 홍보에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리포트는 불완전판매 비율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피해 건수와 금액, 발생 사유, 책임주체를 나눠 공개해 소비자가 비교·판단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같은 지표 안에 서로 다른 원인이 섞여 개선의 방향을 흐리는 문제도, 원인별 분류를 병행하면 해소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아울러 단순 판매지표보다 계약 유지율, 청구 처리속도, 분쟁 해결률, 지급 경험 등 소비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성과 지표를 강조해 단순히 수치적으로 낮은 불완전판매율이 ‘모범’으로 읽히는 착시를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나아가 장황한 표를 줄이고 한눈에 비교가능한 시각화 자료를 묶어 회사·판매자별 제재이력, 유지율, 불만 현황 등을 직관적으로 제시하고 공시 결과를 지표에 되돌리는 환류 체계를 두어 공시가 단순 공개를 넘어 활용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불완전판매 통계는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의 소비자포털 공시실에 정기적으로 게시된다. 회사·상품·채널별 불완전판매 비율을 확인할 수 있으며 각 보험사의 경영공시에도 동일 항목이 재게시된다. 금융감독원의 ‘파인(FINE)’과 ‘e-클린보험서비스’는 협회 공시와 연계된 조회 경로와 설계사·GA 관련 신뢰도 정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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