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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점포가 절반을 넘는 외식업계가 주 4.5일제와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업주 10명 중 7명 이상이 ‘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과도한 규제’라며 부담을 토로했다.
13일 본지가 한국외식업중앙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전국 외식업주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 4.5일제 도입 의견 조사’에서 응답자의 73.5%가 제도 도입에 부정적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 응답은 5.2%에 불과했다.
외식업은 전체 사업자 중 일반 음식점업이 75.5%로 가장 많고 매장 면적 역시 15평 미만(26%)과 20평 미만(24%) 등 소규모 영세점포가 절반을 넘는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상 주 4.5일제 시행 시 인건비 부담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배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외식업주들이 예상하는 인건비 상승폭은 5~10% 증가가 35.8%, 10~20% 증가가 26.4%로 조사됐다. 절반 이상이 ‘10% 이상 인건비 상승’을 전망한 셈이다. 자발적 시범 도입 의향 역시 ‘없다’가 91.3%에 달해 제도 수용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 특성상 숙련 인력 확보가 쉽지 않고 교대 인력을 추가로 구하기도 어려운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주휴수당이 유지된 상태에서 주 4.5일제를 병행할 경우 부정 응답은 77.4%까지 상승했다. 이는 외식업의 고정 비용 부담 구조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주휴수당 제도와 관련해서도 응답자의 61.8%가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고, 26.8%는 ‘일부 조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현행 제도가 영세사업장의 경영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반면 ‘유지’ 의견은 11.2%에 그쳤다.
근로기준법의 5인 미만 사업장 확대 적용에 대해서도 외식업계의 우려가 크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7%가 부정적이라고 답했으며, 중립은 19.4%, 긍정은 3.9%에 불과했다. 부정적 이유로는 ‘인건비 상승’이 53.3%로 가장 많았고, ‘유급휴일·연차 부담’이 26.6%, ‘해고제한 강화’가 8.9%로 뒤를 이었다.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이 전면 확대될 경우 예상되는 인건비 증가는 5~10%가 35.5%, 10~20%가 29.2%, 20% 이상 증가가 21.5%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10% 이상의 비용 부담을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나 제도 시행이 외식업 경영에 표면적인 압박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57.8%는 제도 도입 시 ‘영업 유지가 어렵다’고 응답해 정책 변화가 영세 외식업자에게 실질적 위협 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 결과는 외식업계 전체 구조와 지역 분포를 살펴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전국 외식업체는 서울(15.3%)·경기(21.2%) 등 수도권이 절반가량을 차지하지만 부산(6.8%), 경남(7.0%), 경북(6.8%), 강원(4.9%), 전남(4.0%) 등 지역 전체로 고르게 분포해 있다. 대부분 소형 점포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영세업종으로 매출 변동에 따른 비용 흡수 여력이 크지 않다는 공통된 한계가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최저임금 인상, 배달 플랫폼 수수료, 재료비 상승 등으로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데 추가적인 노동정책이 일시에 적용될 경우 상당수 영세 외식업체는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장의 실태를 반영한 유연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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