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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체인 가계·기업·정부는 빚 줄이기에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겠다. 정부·기업·가계 부채가 동시에 느는 ‘트리플 증가 현상’을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248%로 주요 20개국(G20) 평균(242.5%)을 처음 웃돌았다. 2019년 4533조 원이던 총부채가 올 1분기 6373조 원을 기록했다.
정부 부채는 약 1141조 원이다. 정부 부채는 GDP 대비 47.2%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증가율도 기업·가계 부채보다 높은 상황이다.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총부채를 체계적으로 재점검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는 건 150조 원 규모의 국민 성장 펀드와 2000억 달러 대미 투자 펀드 조성, 역대 최대 규모의 확장 재정 편성 등으로 정부의 재정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대내외 경제·금융 위기가 발생해 민간 부채가 부실화하면 국가 채무 급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업 부채는 약 2800조 원이다. 성장률(3.4%)을 웃도는 연평균 8.3%로 2019년 GDP의 100%를 밑돌던 기업 부채비율이 111.3%까지 치솟았다. 각 기업의 자체 부채비율도 2019년 115.6%에서 2024년 119.9%로 높아졌다. 영업이익률이 정체된 상태에서 투자를 늘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차입한 결과로 분석된다. 가계부채는 약 2283조 원으로 2021년 GDP의 100%(98.7%)에 육박하던 가계부채 비율이 올해 1분기 89.5%까지 줄었지만, 부채 규모는 472조 원(25.8%) 늘었다.
특히 부채 관리 사각지대의 심각성을 봐야 한다. 공기업 부채가 2019년 497조 원에서 올해 720조 원으로 700조 원 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기업 부채는 국가채무 비율을 산정할 때 반영되지 않아 국가의 우발 채무이면서 암묵적 채무로 분류된다. 또 다른 사각지대인 국가보증채무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가보증채무는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하면 정부가 대신 갚아줘야 하는 채무를 말한다. 확정된 채무가 아니기 때문에 국가 부채에 포함되지 않지만 정부가 대신 상환하게 되면 국가부채로 전환된다.
2026년 예산안에 따르면 올해 17조 원인 국가보증채무는 내년 말 39조 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한다. 2029년에는 GDP의 2.6%인 80조5000억 원까지 급격히 불어날 전망이다. 국가보증채무가 늘어나는 것은 정부가 공급망안정화기금과 국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하는 첨단 전략산업 기금이 발행하는 채권 등 경제 회생을 위한 자금 투입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국가부채는 너무 빠르게 늘고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9월 발간한 ‘재정 점검 보고서(Fiscal Monitor)’에서 2018년 말 37.9%, 올해 말 54.5%로 전망했다. 2029년에는 58%에 이른다는 관측이다.
더구나 앞으로 쓸 일이 더 많다. 이재명정부 국정기획위원회는 최근 123대 국정과제를 제시했다. 소요 예산이 210조 원인데 세입 확충(94조 원)과 지출 절감(116조 원)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약 이행과 경기 부양 등으로 씀씀이가 불어나는 현실에서 가능할지 회의적 전망이 작지 않다.
국가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재정 준칙’을 속히 마련하길 바란다. 국가부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0% 이하로 유지하고,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GDP 대비 3% 이하로 묶는 재정건전화 마지노선을 유지해야 한다. 이재명정부는 합리적인 재정정책 수립에 나서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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