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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나는 작은 언어모델 실험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단순한 구조의 신경망조차 반복적으로 학습할수록 점차 인간과 유사한 패턴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당시 많은 학자들은 이를 단순한 장난감 모델이라 폄하했지만 나는 그 속에서 언젠가 기계가 스스로 언어를 이해하고 창조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흐릿한 미래를 보았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바로 그 문턱 앞에 서 있다.
오늘날의 대형 언어모델(LLM)은 알고리즘 혁신의 결과물이 아니다. 지난 40년 동안 이론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변한 것은 데이터의 양, 컴퓨팅 파워, 그리고 비용 구조다. 범용인공지능(AGI)이 언제 도달할지의 문제는 이제 새로운 알고리즘이 등장하느냐가 아니라, 슈퍼컴퓨터·전력·그래픽처리장치(GPU)·데이터센터가 어떤 속도로 확장되는가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해 인류의 미래는 '지적 이론의 발전'이 아닌 인프라 성장 곡선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나는 확신한다. 기계는 토론에서 인간을 이기는 지적 능력을 20년 안에 갖추게 될 것이다. 어쩌면 그보다 더 빠를 수도 있다. 이미 LLM은 글쓰기, 코드 작성, 문제 해결, 창작 등 여러 영역에서 인간 평균을 능가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다. 지금의 인공지능(AI) 모델은 유아기이며 앞으로 컴퓨팅 파워가 100배, 1000배 증가하는 순간 AI의 ‘지능 곡선’도 함께 폭발적으로 뛸 것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흔히 A.I 초거대 기술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국가보다 더 큰 자본과 컴퓨팅 자원을 보유하며 AGI를 향한 질주를 이끌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는 전례 없는 슈퍼컴퓨팅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고, 구글은 텐서 처리장치(TPU)와 재미나이(Gemini)를 통해 알고리즘과 하드웨어를 동시에 통제하는 전략을 택했다. 메타는 라마(Llama)를 오픈소스로 풀어 AI 생태계를 넓히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의 바이두·텐센트·알리바바 역시 국가적 자원을 투입해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결국 AI 경쟁은 더 똑똑한 알고리즘이 아니라 더 큰 컴퓨터를 가진 자가 승자가 되는 게임으로 진화했다.
그러나 나는 AI의 미래를 낙관만 하고 있지 않다. 인간 수준을 넘는 지능은 우리에게 엄청난 생산성과 과학적 도약을 제공하겠지만 동시에 통제 상실이라는 전례 없는 위험도 가져올 수 있다. 내가 AI 위험을 강조하는 이유는 단순한 공포가 아니다. 지능이 빠른 속도로 증가할 때 우리는 변화를 따라잡기 어려울 수 있다. AI는 이미 스스로 코드를 만들고, 모델을 개선하며, 새로운 알고리즘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즉, 인간이 AI를 훈련하는 시대에서 AI가 AI를 훈련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류가 지금 가장 집중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알고리즘 논쟁이 아니다. 국가든 기업이든 반드시 따라야 할 지표는 컴퓨팅 파워 투자 곡선이다. 컴퓨팅이 곧 미래의 지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한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가 지금 고민해야 할 것은 “우리도 LLM을 만들 수 있는가?”가 아니라 “우리는 AGI를 지탱할 컴퓨팅 능력을 확보하고 있는가?”이다.
AI는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그러나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위대한 문명이 될 수도, 통제 불가능한 위험이 될 수도 있다. 지금 우리는 역사상 단 한번 주어지는 선택의 순간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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