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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관을 성추행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박완주(59)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1심에서 법정구속됐다가 2심 중 건강 상태 등을 이유로 보석으로 풀려났던 박 전 의원은 대법원 판결로 다시 형 집행 절차를 밟게 된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11일 강제추행치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의원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향후 5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명령도 유지됐다.
기록에 따르면 박 전 의원은 2021년 12월 9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노래주점과 인근 주차장에서 당시 9년간 자신을 보좌해온 수석보좌관 A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 A씨는 이후 우울증 등 정신적 상해를 호소했으나, 재판부는 해당 상해가 직접적 추행 행위가 아니라 이후 박 전 의원의 태도 등 2차적 상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강제추행치상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A씨가 2022년 4월 더불어민주당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에 성추행을 신고하자, 박 전 의원이 면직 절차를 밟도록 지시했다는 ‘직권남용’ 혐의도 함께 적용됐지만 1·2심 모두 “피해자가 이미 보좌관 업무에 복귀 의사가 없었다”며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박 전 의원이 A씨와 내밀하게 진행하던 합의 시도를 주변에 공공연히 알리며 “거액을 요구한다”는 식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다.
1심 재판부는 박 전 의원에 대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강제추행을 저지르고, 합의 내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공연히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하며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2심 역시 같은 형을 유지했다. 항소심은 “전직 3선 의원으로서 지위와 권한을 가진 피고인이 오랜 기간 자신을 보좌한 피해자에게 강제추행을 저질러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줬다”며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 없이 무고 주장만 되풀이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건강 사유를 들어 박 전 의원의 보석은 유지했다.
대법원은 박 전 의원 측의 상고를 기각하며 “원심의 유죄 판단 과정에서 논리와 경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났거나, 명예훼손의 공연성 등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실형 확정으로 박 전 의원은 곧 교정당국에 의해 형 집행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그는 2022년 5월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민주당에서 제명된 바 있다.
피해자 A씨는 판결 직후 입장문을 내고 “이 결과를 받기까지 4년하고도 이틀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거의 매일 그날의 시간에 머물러 있었다”며 “이제 이 사건은 되돌릴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 되었다”고 말했다. A씨는 “피고인은 끝까지 자신의 행위를 인정하지 않고 법정 안팎에서 거짓을 반복했다.
가족과 지지자들은 온라인·오프라인에서 2차 가해를 지속했다”며 “지위를 가진 사람이 끝까지 부인할 때, 그 부인은 다른 가해자에게 잘못된 신호가 되고 피해자에게는 싸움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절망을 던진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적·사법적 책임을 넘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사과를 요구한다”며 “그가 행사한 부도덕한 권력이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무너뜨렸는지 직시하고 반성하라”고 촉구했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법정에서 방청 후 “피해자의 목소리를 중심에 두고 성범죄엔 어떤 예외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기준을 다시 확인했다”며 “정치권 내부의 성범죄는 권력을 이용해 타인의 존엄을 짓밟는 범죄”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의 판결이 피해자들의 일상을 회복하는 작은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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