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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통일교’라는 암초를 만났다. 정면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역풍이 만만치 않을 기세다. 반면 국민의힘은 ‘통일교’라는 호재를 이재명 대통령과 연관시키며 여권 주도의 정국 반전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태세다.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 씨가 특검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취지의 진술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11일 현재 금품 수수 의혹 대상자로 지목된 민주당 인사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정동영 통일부 장관, 이종석 전 국정원장, 임종성 전 의원 등이다.
전 장관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전 장관이 사의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전 장관은 전날 SNS를 통해 “저는 의정활동은 물론 개인적 영역 어디에서도 통일교를 포함한 어떤 금품도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근거 없는 진술을 사실처럼 꾸며 유포하는 행위는 명백한 허위 조작이며, 제 명예와 공직의 신뢰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적 행위”이라고 밝혔다.
또한 “허위보도와 악의적 왜곡에 대해서는 어떠한 예외도 없이, 모든 법적 수단을 통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정 장관도 11일 입장문을 내어 “30년 정치 인생에서 단 한 차례도 금품 관련한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적이 없는바, 이를 오래도록 긍지로 여겨 왔다”며 “근거 없는 낭설로 명예를 훼손한 일부 언론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민주당은 통일교 금품 제공 의혹 대상에 자당 인사들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 말을 아끼고 있는 가운데, 의혹의 근거가 불명확한 만큼 일단 수사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의혹) 보도가 특정의 근거도 없는 상황에서 당이 할 수 있는 윤리감찰을 지시한다거나 이런 것조차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며 “만약 의혹이 특정되면 당에서 할 수 있는 윤리감찰을 통해 진상조사를 지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혹 연루 인사들이 강력히 금품수수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만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김영진 의원은 같은 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통일교 관련해서는 어제 이재명 대통령께서도 여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통일교와 연관된 사안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수사해 조치한다 이런 원칙이 있었다”며 “민중기 특검에서도 수사해서 수사를 국수본으로 이첩을 했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 문제에 관해서는 원칙대로 대응한다는 입장”이라며 “수사와 그 수사결과에 따르는 부분에 관해서 민주당이 취해왔던 방식대로 진행을 한다”고 강조했다.
전용기 의원도 “부메랑도 필요하다면 맞아야 한다”며 ‘정면돌파’를 주장했다. 그는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헌법에는 종교와 정치가 정확하게 분리가 돼 있다”며 “그렇다면 부메랑을 맞을 때 맞더라도 해당 내용(종교계의 조직적 정치 개입 의혹)들은 앞으로 다시는 재발하지 않게끔 확실한 책임자 처벌이 있어야 될 것이고 문제를 털고 가야 된다”고 밝혔다.
또한 전재수·정동영 장관 의혹과 관련해 “아직까지는 사실무근이라고 하는 장관들의 입장에 존중한다”며 “실제로 증거 능력이 있었으면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을 리 만무하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까지로는 사실무근이라고 하는 것에 무게가 더 실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인사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확산에 나섰다. 특이 이 대통령의 측근 연루 의혹을 제기하며 정국 반전을 노리는 모양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이 통일교 불법 자금과 무관하다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입을 틀어막을 이유가 없다”며 “대통령의 겁박에 통일교가 입을 닫은 것은 통일교와 유착된 것이 이 정권과 민주당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 대통령이 통일교 금품 의혹에 대해 여야를 가리지 말고 엄정히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장 대표는 또 “대통령 최측근 인사들의 이름도 여기저기 등장한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통일교 핵심 인물에게 직접 임명장을 수여하는 영상까지 있다”며 의혹 확산에 나섰다.
송 원내대표는 더 나아가 이 사건은 ‘이재명 게이트’로 확산되는 상황이라며 수사기관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전 장관 개인의 일탈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라며 “최근 드러난 여러 정황은 이재명 정권과 통일교와의 강한 부정적인 유착관계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통일교 인사에게 직접 당직 임명장을 수여했고, 그 인물은 이후 통일교 요직으로 승진했다”고도 덧붙였다.
송 원내대표는 또 “대통령 본인과 성남라인 핵심 인사들의 직접적인 통일교 접촉 의혹까지 더해지며, 이 사건은 이제 ‘통일교 게이트’ ‘이재명 게이트’로 확산되는 상황”이라며 “이재명 정권의 ‘불법 정치자금·통일교 유착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강력히 촉구한다.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우리 국민의힘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통일교 해산을 거론한 데 이어, 대통령실은 개신교를 통한 세력 확장 문제까지 언급하며 해산 검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했다”며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것인지, 들키기 전에 해산부터 외치며 협박한 것인지 대통령은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일교를 빌미로 한 정치 개입을 멈추고, 이 대통령과 민주당, 민중기 특검부터 먼저 수사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엄정 수사’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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