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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8일부터 청와대 집무를 시작한다고 한다. 다수 참모들은 이미 청와대 근무를 하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이 3년 7개월 만에 문을 닫고 다시 ‘청와대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은 물론 우상호 정무수석,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등 수석들과 같은 공간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즉각적인 의사소통을 중시하는 이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엔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동이 분리돼 있어 참모들이 수시로 건물과 건물을 오가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한 건물에서 다 같이 근무하며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리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약 6개월간 사용했던 용산 대통령실 구조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용산 대통령실 또한 한 건물에 모든 수석실이 모여 있어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해 빠른 이동이 가능했던 점이 장점으로 꼽혀온 바 있다.
이제 정치권은 물론 국민의 관심은 이 대통령이 이 같은 소통 문제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상 첫 업무보고 생중계에서 드러나듯 이 대통령이 투명한 대국민 소통을 핵심 국정철학으로 내세우는 만큼 이전 정부들과 비교해 '불통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작지 않다.
다만 최고 권력의 속성상 국민에게는 내밀하고 위압감이 있는 이미지가 강해져 민심과 유리된 권위주의가 굳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여기에 국가원수에 대한 철저한 경호 등이 겹치며 대통령과 시민들의 접점이 줄고, 청와대는 국민 다수의 생각과 괴리된 채 권력의 생리에 따라 모든 결정이 이뤄진다는 이른바 '구중궁궐 논란'에 휩싸여선 안 된다는 걱정 또한 있는 게 사실이다.
이는 과거 청와대가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의 상징으로 무소불위의 권부였다는 기억이 국민 뇌리에 각인돼 있는 데서 비롯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국민의 직접선거로 뽑힌 대통령이 마치 조선시대 국왕처럼 일반 국민과 완전히 격리된 곳에 있으면서 무한 권력을 휘둘렀다. 따라서 집무처가 중요한 게 아니다. 최고 권력자와 측근 참모들이 집권층을 위하는 게 아니라 국리민복을 우선시하는 국정철학을 분명히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국민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청와대를 떠나 용산으로 옮겼으나, 되레 역대 최악의 ‘불통’ 대통령으로 기록되고 말았다. 소통은 대통령 의지에 달린 것이지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이 대통령이 청와대 복귀 후에도 주로 비서동에 머물며 참모진과 수시로 만나 소통키로 한 것은 잘한 결정이라 하겠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임기 내 집무실을 세종으로 옮기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만큼 부활한 '청와대 시대'는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주변에 “퇴임은 세종시에서 할 수도 있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청와대는 장기적으로 대통령의 제2 집무실로 사용되거나, 혹은 시민에게 완전히 개방돼 역사·문화 공원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정치인으로서 대국민 약속은 지켜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실 새 청사 건립에도 큰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할 것이다. 여하튼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가 대한민국 국운 융성의 계기로 작용하길 바란다. 누구보다 이 대통령 자신과 참모들은 특정 정치세력이 아닌 국민 모두를 위하는 정치가 성패의 관건임을 재인식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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