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김범석 쿠팡 아이엔씨 이사회 의장의 국회 출석 거부로 국민적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계 인사들이 한국정부의 쿠팡 제재 움직임을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미국의 한 방송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해 방송하기도 했다.
쿠팡은 한국 법인의 지분 100%를 미국에 상장된 모회사, 쿠팡 아이엔씨(Inc.)가 소유하고 있어 법적으로 미국 기업이다. 쿠팡 아이엔씨는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최근 5년 동안 미국에서 약 154억 원을 로비 활동에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계 일각의 한국정부 공격이 ‘로비’ 효과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로버트 오브라이언 지난 23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한국 국회가 공격적으로 쿠팡을 겨냥하는 것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처”라며 “한국이 미국 테크 기업들을 타깃으로 삼아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무역관계 재균형 노력을 저해한다면 그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대럴 이사 미국 하원의원은 22일 한 매체 기고문을 통해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상대로 ‘공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며 애플, 쿠팡, 구글을 적시했다. 같은 날 정치평론가 스티브 코르테스 역시 엑스를 통해 “한국의 배신”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리얼 아메리카스 보이스’ 방송 진행자 스티브 그루버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쿠팡 파산 지시’로 왜곡해 발언했다. 그는 방송에서 “한국 당국이 쿠팡의 미국인 창업자 김범석 의장을 형사 고발 조치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쿠팡 파산 지침을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실제 발언은 “앞으로는 이런 거(법) 위반해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한다’, ‘잘못하면 회사가 망한다’ 이 생각이 들게 만들어야 된다”는 원론적 경고였다.
하지만 미국의 정계 및 방송 일각의 한국정부 압박이 오히려 국내 비판 여론을 높여 부작용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 같은 기사를 접한 네티즌들은 “반성은 안 하고 저렇게 뒷구멍으로 로비해서 우리나라를 압박하는 기업을 그냥 놔둬선 안 된다”, “한국 국민들 등골 빼서... 미국 정치인들 배 불리게 하고 있다” 등의 비판을 내놓고 있다.
대통령실은 성탄절인 25일 쿠팡 개인정보 유출 대책 마련을 위해 관계부처 장관급 회의를 가졌다. 특히 회의에는 외교부 장관과 국가안보실 관계자, 국가정보원 간부들이 자리한 것으로 알려져 쿠팡의 미국 정·관계 인사 로비 의혹을 들여다보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정부의 쿠팡에 대해 제재도 강도 높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기획재정부 등을 대상으로 한 업무보고에서 쿠팡을 겨냥해 “이번에 ‘무슨 팡’인가 하는 곳에서도 규정을 어기지 않았나. 그 사람들은 처벌이 전혀 두렵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